미국 정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이후 진행되고 있는 탄핵 절차를 두고 헌법과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작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한·미동맹은 여전히 굳건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17일(현지시간) 외신센터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검찰의 계엄 사태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데 한국의 민주주의 제도와 헌법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윤 대통령이 한 모든 행동이나 발언에 대해 평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폭넓게 얘기하자면 우리는 지난 몇 주간 헌법 절차가 취지대로 작동하는 것을 목격했다”며 “윤 대통령이 (계엄령 선포라는) 행동을 취하자 의회가 탄핵으로 대응했고, 대통령의 권한을 행사하는 대통령 권한대행이 들어섰다. 민주주의 제도는 그렇게 작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렇다고 그 과정이 매끄러워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도 민주주의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특히 거의 4년 전 1월 6일(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 폭동)에 훤히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2020년 1월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대선 결과에 불복해 의회에 난입한 ‘의회 폭동’을 언급한 것이다.
밀러는 비상계엄 사태 당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사살하려는 계획이 있었다는 김어준씨의 주장에 대해 아는 내용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김어준씨가 관련 제보의 출처라고 밝힌 우방국이 미국이라는 추측이 있는데 미국이 보유한 정보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어떤 정보가 미국 정부에서 나왔다고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런 주장은 전부 한국 당국이 한국 헌법과 법에 일관되게 다뤄야 할 것들이며 그렇게 하는 게 법치주의에 기반을 둔 민주주의”라고 말했다.
한국의 정치 혼란으로 한·미·일 협력이 약화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달라지지 않는 게 하나 있다면 그것은 국가들의 근본적인 이해관계인데 한·미·일 3자 동맹을 계속하는 게 한·미·일 3국의 근본적인 이해관계에 부합한다”고 언급했다.
미 정부는 한·미동맹이 굳건하다고도 재차 강조했다.
팻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 탄핵소추 사태로 인한 한·미 간 안보 협의 공백 우려와 관련해 “한·미동맹은 굳건하다”며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에 여전히 헌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15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등과 통화한 것을 언급하면서 러캐머라가 한·미동맹에 대한 의지와 함께 이미 계획돼 있는 훈련 등을 그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한 것을 소개했다.
라이더는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의 한국측 카운터파트를 묻는 말과 관련해 “한국의 국방부 장관 대행과 오스틴간 통화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발표할 게 없으나 향후 (있으면)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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