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빨리 끝내야 한다며 임기 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도 트럼프 당선인과 대화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한 데 이어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 가능성도 열어뒀다. 내년 1월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 후 종전 협상이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22일(이하 현지시간) 미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청년보수단체인 ‘터닝포인트USA’가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개최한 ‘아메리카 페스트2024’에 참석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하는 것은 내가 빨리 하고 싶은 일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이 가능한 한 빨리 나와 만나고 싶다고 말했기 때문에 나는 이 일(만남)을 기다려야 하지만 우리는 그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은 “나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것”이라며 “중동의 혼란을 멈추고, 3차 세계대전을 막겠다고 약속한다. 3차 세계대전은 매우 가까이에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19일 연말 기자회견을 통해 트럼프 당선인과의 대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당연히 나는 (트럼프 당선인과의 대화에) 언제든 준비돼 있다”며 “그가 원하면 대면 회담도 준비됐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도 러시아의 이익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미국과 관계를 정상화할 준비가 됐다고 언급했다. 타스, 스푸트니크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국영방송 기자가 미국 등 서방 국가들과 관계를 정상화할 수 있느냐고 질문하자 “우리가 누군가와 관계를 구축한다면 오직 러시아의 이익에 기반해서만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지가 있다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 우리는 결코 우리의 의지를 잃은 적이 없다”며 “타협점을 찾을 준비가 됐지만 우리 자신의 이익을 해치지 말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관계를 개선하는 것은 우리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의 문제”라며 미국 등 서방 국가들에 달린 문제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국제관계에서는 모든 것이 변하지만 이익만은 변하지 않는다”며 이익에 기반해 움직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현재 우크라이나 문제로 러시아와 서방이 대립하는 상황이 ‘제3차 세계대전’에 해당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누구도 겁을 줄 필요가 없다”면서도 “많은 위험이 있고 그 위험은 점점 커지고 있다”고 인정했다. 이어 “그들(서방)은 상황을 확대하고 있다”며 “그것이 그들이 원하는 것이라면 그렇게 해도 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어떤 도전에도 항상 대응할 것”이라며 “지금의 적들도 이 사실을 듣고, 이해하고, 깨닫는다면 타협의 필요성을 알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IMF “우크라戰 내년 말 또는 내후년 중반 종전 예상”
한편, 우크라이나 일간 키이우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내년 말 또는 내후년 중반쯤에 끝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IMF는 우선 우크라이나 전쟁의 2025년 말 종전을 기본적인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이 경우 2024년 우크라이나의 국내총생산(GDP)은 이전 예측보다 증가한 4%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IMF는 예상했다. 그러나 식량 가격 상승과 통화 가치 하락 등의 영향으로 인플레이션은 10%까지 상승할 것으로 IMF는 내다봤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2026년 중반까지 계속되는 시나리오가 진행되면 GDP 회복세 둔화, 인플레이션 상승, 2026년까지 20%를 초과할 재정 적자 등 더 심각한 경제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IMF는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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