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능력 1·2위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서울 시내 노른자 땅인 한남4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따내기 위한 막바지 경쟁에 들어갔다.
1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4구역 재개발조합은 오는 18일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참여하는 합동 설명회를 연 뒤 조합원 투표를 통해 시공사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앞서 조합은 지난달 24일에 이어 이달 4일, 11일에도 합동설명회를 연 바 있다.
'래미안 글로우 힐즈 한남'을 단지명으로 제시한 삼성물산은 조합 제시안보다 29가구 많은 최고 20층 2360가구를 지을 예정이다. 평당 공사비는 938만원, 총 공사비는 1조5695억원으로 책정했다. 공사 기간은 58개월이다. 삼성물산은 착공 전까지 공사비 인상분 314억원 자체 부담과 분담금 최대 4년 유예, 이주비 최저 12억원 보장 등도 제시했다.
현대건설은 단지명으로 '디에이치 한강'을 제시했다. 평당 공사비는 881만원, 총 공사비는 1조4855억원이다. 공사 기간은 이주 완료 후 49개월이다.
공급 예정 가구 수는 조합 제시안보다 83가구 적은 최고 19층 2248가구로 경쟁사보다 적지만 현대건설은 조합원 이익 극대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사업비 전액을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가산금리 0.1%를 더한 수준으로 책임조달해 조합원 부담을 낮추겠다고 약속했다. CD 금리에 가산금리 0.78%를 제시한 삼성물산과 차별화를 꾀한 것이다.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는 상가를 6575평 규모로 조성하겠다고도 밝혔다. 현대건설 측은 "조합원 이익과 권리를 지키고자 책임준공 확약서와 사업비 대출 금리 확약서, 아파트‧상가 대물인수 확약서 등 5대 확약서를 날인해 제출했다"고 강조했다.
양사는 설계 디자인과 부대시설 구성을 놓고도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
삼성건설은 서울시청 잔디광장 6배에 달하는 1만2000평(약 3만9669㎡) 규모에 달하는 한남뉴타운 최대 면적 커뮤니티, 인공지능(AI)을 적용한 주차장 솔루션, 호텔형 드라이빙 라운지 등을 제시했다. 이에 맞서 현대건설은 한강변 최대 길이인 300m에 이르는 더블 스카이 브리지와 한강 조망 인피니티 풀 등 블록별 최상층 커뮤니티 배치를 제안했다.
삼성물산은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박물관 등을 설계한 유엔스튜디오, 현대건설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설계한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와 협업한다.
이번 수주는 올해 이뤄질 압구정 일대 재건축 수주와 연결되기 때문에 양사 간 경쟁은 한층 가열되고 있다. 연임에 성공한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와 지난해 새로 부임한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의 경영능력을 보여줄 승부처로도 꼽힌다. 두 사람은 서울대 건축공학과 선후배 사이다.
한편 한남4구역(용산구 보광동 360 일대) 재개발은 한남뉴타운 재개발 사업 중에는 사업성이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강에 인접해 위치가 좋은 데다 조합원 수가 한남2·3·5구역보다 적고 일반분양 물량은 많아서다. 사업비도 1조5000억원을 훌쩍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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