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대 대한변호사협회장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김정욱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기호 1번·변호사시험 2회), 안병희 전 한국미래변호사회장(기호 2번·군법무관시험 7회),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기호 3번··사법연수원 24기)이 맞붙었다. 이번부터 협회장 임기가 3년으로 늘어 네트워크 로펌, 법률 AI(인공지능) 등 주요 현안에 대한 각 후보자 공약이 눈길을 끌고 있다.
13일 아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세 후보자 모두 '네트워크 로펌 규제'를 강조했다. 네트워크 로펌은 하나의 법무법인 이름으로 전국 주요 거점 지역에 사무소를 내고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를 말한다. 김 후보자는 본사무소와 분사무소 광고를 철저히 분리해 허위·과장 광고를 막겠다고 했다. 광고 규정을 손질하겠다는 취지다. 안 후보자도 변협 광고심사위원회 심사를 대폭 강화하고 광고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 후보자는 의료광고심의제를 벤치마킹하겠다고 했다.
법률 AI 등 법률플랫폼에 대해서는 규제 정도와 방식을 두고 의견이 갈렸다. 김 회장은 법률전문가가 플랫폼 종속을 막기 위해 '중개형 법률플랫폼'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변호사가 자본에 종속되는 것을 막기 위해 변협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이 허용 범위 안에서 활동하는 플랫폼 업체들은 허용하고 그 밖에 있는 업체는 규제하는 식으로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금 후보자도 AI를 무시하거나 외면할 수 없다고 본다. 그는 불법적인 법률플랫폼은 강력히 규제해야 하지만 변호사를 대거 징계하는 건 변호사 사회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 후보자는 "법률 AI를 잘못 도입하면 자칫 법률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 다양한 의견을 모아 변협에서 올바른 방향으로 정교하게 규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협회장 선거 조기 투표일은 17일, 본투표일은 20일이다. 차기 변협회장 임기는 2025년 2월부터 2028년 2월까지다. 임기 내 모두 5차례 대법원장·대법관 후보 추천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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