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알리는 한국 판매자가 해외 시장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역직구 지원 프로그램 ‘글로벌 셀링’을 시작했다. 한국 상품을 미국·일본·프랑스·스페인 4개국에서 팔 수 있도록 지원하고 추후 점진적으로 판매 국가와 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글로벌 셀링에 참여하는 한국 기업에게 5년간 수수료도 면제한다. 이외에도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무료 번역 서비스도 제공해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 장벽을 낮춘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해외 상품을 국내에 들여오는 데 집중했던 알리가 역직구에 나선 것은 국내 판매자 확보를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커머스 경쟁력의 핵심인 한류 상품 판매자를 유치해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알리가 국내 셀러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수수료 면제 정책을 철회한 점도 역직구 시장에 더욱 힘을 싣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초기 임시로 시행됐던 수수료 면제 정책은 작년 3월, 6월 두 차례 연장된 바 있다. 이는 더 많은 국내 중소 셀러들을 유치하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2월부터 수수료 면제 대신 업계 최저수수료로 변경한 점은 알리가 국내 시장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판단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다만 알리의 입지가 커질수록 역직구 시장에서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수수료 면제와 같은 혜택으로 알리에게 국내 셀러들을 뺏겨 국가 확장에 제한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해외시장에서 국내 이커머스의 존재감은 크지 않다. 알리바바와 합작법인 설립 예정인 G마켓을 제외하고는 사업 초기 단계에 있다. G마켓은 지난 2006년 역직구 플랫폼 'G마켓 글로벌샵'을 오픈한 뒤 알리바바를 통해 전 세계 100여 개국에 K팝 관련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업계 1위 쿠팡은 2022년 대만에 진출해 현지에 풀필먼트 센터 3곳까지 세웠지만 다른 지역으로의 진출은 더딘 상황이다. 11번가도 작년부터 역직구 채널 '글로벌 11번가' 서비스를 잠정 중단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알리가 국내 판매 대상 수수료 면제를 철회했어도 업계 최저 수준이라는 혜택은 크다"면서 "해외 판매 대상 수수료 면제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들의 입점 확률이 훨씬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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