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주식이 투자자의 관심을 끌고 선택을 받는 덴 저마다 이유가 있습니다. 증시에서 의미 있는 등락을 보여 주는 종목은 극소수죠. '증권·주식 가치 탐구(권주가·券株價)'는 최근 한 주간 눈에 띄었던 극소수 종목의 주가 흐름과 그 배경을 기록합니다. <편집자 주>
HD현대일렉트릭, 호실적과 美 AI 투자 훈풍 기대감에 52주 신고가 경신
전력기기 업체 HD현대일렉트릭이 인공지능(AI) 수요 급등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으로 이번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습니다.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 24일 전 거래일 대비 3만6500원(8.94%) 오른 44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장중 고가 45만원을 기록하면서 52주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17일 종가 대비 1주간의 누적 수익률은 6.46%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이 AI 분야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관련 인프라 구축을 위한 데이터센터 건설 과정에 전력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관측 때문에 HD현대일렉트릭의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된 영향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1일 오픈AI, 오라클, 일본 소프트뱅크 등과 5000억 달러 규모의 AI 투자 계획을 발표했죠. HD현대일렉트릭은 AI 산업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변압기를 제조하고 글로벌 수출하는 기업입니다.
지난 20일 하루 급락도 HD현대일렉트릭의 작년 잠정 실적, 올해 목표, 변압기 공장 증설 투자 소식 등으로 실적 성장을 기대했던 투자자들 가운데 일부가 연이은 급등세에 부담을 느끼며 차익 매물을 쏟아내면서 나타난 하락세였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전년 대비 112% 증가한 작년 연결 영업이익과 91% 증가한 순이익, 올해 38억2200만 달러의 수주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울산 사업장 내 기존 부지를 활용한 생산공장 신축과 미국 앨라배마 법인 내 제2공장 건립에 3968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도 공시했고요.
KT&G, 해외 공장 증설 소식에 낙폭 되돌려
이번주 HD현대일렉트릭처럼 해외 사업 관련 소식 영향을 받은 KT&G는 5거래일간 등락이 균형을 이루면서 주간 수익률은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은 0%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17일과 24일 종가가 동일한 10만5900원이었어요. 하지만 주중 주가는 호재로 급등했다가 이후 급락하는 등 크게 출렁였습니다.KT&G 주가는 앞서 5거래일 연속 하락해 지난 20일에는 10만4600원까지 떨어졌는데, 해외 공장 증설 소식으로 21일 하루에 전일 대비 1200원(1.15%) 올랐습니다. 이날 장중 3300원(3.15%) 오른 10만7900원 고가를 기록하기도 했죠. 22일에는 다시 소폭 하락했다가 23일, 24일 연속 오르면서 10만5900원에 마감했습니다.
KT&G는 주초 튀르키예 공장 연면적이 2만5000㎡로 기존 대비 1.5배 넓어졌다고 밝혔습니다. 최신 생산설비 2기를 추가 도입해 궐련담배 생산설비 4기를 갖춰 제품을 연간 최대 120억 개비를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2008년 첫 해외 공장으로 튀르키예 공장을 세우고 글로벌 시장 확장을 추진하고 있는 KT&G는 현재 인도네시아 공장을 추가 건설하고 있고, 올해 카자흐스탄 신공장도 완공할 계획입니다.
상상인증권은 KT&G 해외 사업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어요. 김혜미 연구원은 "국내 궐련은 시장 감소 트렌드로 전년 대비 2% 매출 감소를 예상하나 해외 궐련은 주요 지역 내 수량 증가 및 판가 상승에 힘입어 전년 대비 32% 성장할 것"이라며 "담배 사업부 매출은 전년 대비 8% 성장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습니다.
美진출 기대감에 두산에너빌리티 강세… 그룹주 동반상승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 협력사들과 가스터빈 수출공동체를 결성해 미국 시장 진출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주가가 뛰었습니다. 17일 종가 대비 24일 종가가 13.56% 오른 2만4700원에 마감했어요.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23일을 제외하면 4거래일 모두 상승했는데, 22일 하루 상승폭이 특히 높았습니다. 그 전날인 21일 두산에너빌리티와 한국남부발전, 국내 협력사 9곳과 업무협약을 맺고 수출공동체를 꾸렸다는 발표 내용의 영향으로 보입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수출공동체를 통해 가스터빈 기술 개발과 산업 생태계 육성 협력, 글로벌 시장 진출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한국남부발전은 미국 시장 공략 등 공동 마케팅에 나서기로 했고요.
미국 시장 진출 성과를 기대한 투자자들 매수세가 크게 유입되면서 두산에너빌리티가 급등했고, 지주사인 두산의 보통주와 우선주,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인 두산밥캣도 함께 올랐습니다.
삼성물산, 건설 부문 성장 둔화 진단에 3% 하락
주중에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물산은 건설부문 영업이익 부진으로 하락했습니다. 지난 17일 종가 11만8800원에서 24일 종가 11만5000원으로 3.20% 떨어졌네요.주중 23일 하루 낙폭이 가장 컸는데, 전 거래일 대비 7000원(5.71%) 하락한 11만56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날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00원(0.82%) 오른 12만3600원에 출발했는데 곧 하락 전환해 낙폭을 크게 벌렸죠.
삼성물산이 4분기 실적에 연결 기준 소폭 증가한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올해 배당·자사주 소각을 예고했지만 시장의 '본업 성장성 둔화' 진단에 투자자들이 실망해 매물을 쏟아낸 것으로 풀이됩니다. 삼성물산 4분기 실적은 전 분기 대비 3.1% 감소한 매출 10조원, 13.8% 감소한 영업이익 6346억원을 기록했어요.
이날 김한이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삼성물산에 대해 "사업가치 변동 및 본업 실적 성장폭이 과거 대비 둔화됨에 따라 목표 할인율을 조정한다"며 목표 주가를 20만원에서 18만원으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영업이익 감소에 대해 "건설부문 매출 감소에 기인한다"고 봤고요.
삼성물산은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올해 보통주 주당 2600원, 우선주 주당 2650원 배당을 시행하고 현재 보유한 자기주식 3분의1인 보통주 780만8000주와 우선주 전량을 다음 달 2일 소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이것만으로는 투자자들을 붙잡을 수 없었던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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