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공개한 고성능 AI 모델이 글로벌 AI 산업계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그동안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해 온 AI 시장이 이제 미·중 경쟁 체제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까지 AI 모델 가격을 인상하며 고성능·프리미엄 전략을 유지해 온 미국계 AI 기업들과 달리 중국산 AI 모델은 가성비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며 AI 기술경쟁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
30일 기준 미국과 한국의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딥시크 앱(APP)이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공개된 딥시크-V3는 다목적 거대 언어 모델(LLM)이며, 최근 출시된 딥시크-R1은 V3를 기반으로 추론에 특화된 모델이다. V3는 오픈AI의 ‘GPT-4’와, R1은 GPT-o1과 경쟁하는 모델로 평가된다.
지난 26일 기준 딥시크의 일일 이용자는 1만명 수준이었으나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증가해 30일 기준 수십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28일부터는 미국과 한국의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앱 다운로드 1위를 기록하며 챗GPT를 앞질렀다.
딥시크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압도적인 개발비용 절감 효과다.
오픈AI는 최신 모델 GPT-4 개발에 약 1억 달러(약 1400억원)를 투입한 반면 딥시크는 18분의 1 수준인 550만 달러(약 79억원)만으로 AI 모델 개발에 성공했다.
서비스 이용 가격에서도 딥시크는 높은 경쟁력을 보인다. 딥시크 V3는 오픈AI의 프리미엄 서비스 ‘챗GPT 플러스’(월 20달러)와 비교해 32.8배 저렴하다. R1은 무료로 배포됐으며 일부는 오픈소스로 공개돼 기업과 개발자들의 경제적 접근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딥시크를 대표로 하는 중국산 저가 AI 모델은 글로벌 기업의 AI 도입률이 급속도로 증가하는 올해 미국을 뛰어넘는 확장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로소프트 의뢰로 진행된 IDC ‘2024 AI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 세계 조직의 AI 도입률은 75%를 넘어섰으며 올해는 80%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2027년까지 90%를 넘어서는 기업 및 조직이 생성형 AI를 업무에 활용할 것이라는 게 IDC의 분석이다.
이는 저비용·고효율 AI 모델에 대한 수요 증가와 맞물려 AI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딥시크의 성장으로 인해 미국이 대중국 AI 규제 및 수출 제한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산 저전력 AI 칩에 대한 중국의 관심이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내 AI 스타트업 관계자는 “리벨리온 등 국내 저전력·고효율 AI 칩을 개발하는 기업들이 다수 존재한다”며 “미·중 AI 기술 경쟁의 양극화는 한국 AI 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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