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에 대한 대가로 희토류를 받는 것을 원한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취재진과 만나 유럽 동맹국보다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군사·경제적 지원을 제공했다며 "우리가 그들에게 제공하는 것을 희토류와 다른 것들로 보장받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수백억 달러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엄청난 희토류를 가지고 있고 난 희토류를 담보로 원한다. 그리고 그들은 그것을 기꺼이 해주려 한다"고 덧붙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가까운 한 인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가을에 그(트럼프)에게 제시한 (젤렌스키의)'승리 계획'과 일치한다"며 "우크라이나가 트럼프에게 지원을 받기 위해 '특별한 조건'을 제안하면서 러시아와 이란으로부터 자원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과 협력할 준비가 됐다"고 덧붙였다.
여기서 말한 특별한 조건은 서방에 제시한 승리 계획의 일부인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9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평화 협정을 맺을 경우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원이 사실상 중단될 것을 우려해 서방에 승리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승리 계획에는 유럽에 주둔한 미군 일부를 우크라이나군으로 대체하고 천연자원을 제공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우크라이나에서 중국 기업의 이익을 막기 위해 투자 심사 권한을 제공하는 내용도 담겼다.
실제로 우크라이나는 흑연, 우라늄, 티타늄, 리튬 등의 매장량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도 카이우에는 티타늄, 철광석, 석탄 등 방대한 매장량이 있으며, 미개발 리튬도 약 50만 톤이나 매장돼 있는데 이를 모두 합치면 수십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린지 그레이엄 미국 상원의원은 지난해 11월 우크라이나에 매장된 희토류의 광물 가치가 2~7조 달러(약 2925조~1경 240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러시아,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많은 진전을 이뤘다"면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 우리는 이 어리석은 전쟁을 멈출 것"이라며 러·우 전쟁 종식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지난 1일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자국이 배제된 미국과 러시아 간의 협상은 용납할 수 없다”며 “보다 구체적인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곧 대면 회의가 열릴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른 시일 내 희토류 광물 자원을 활용해 서방과의 동맹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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