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리포트] 애플·알리바바가 이끈다...反엔비디아 연합 'UA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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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5-02-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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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비디아 NV링크 대항마...미국·중국 빅테크 연합해 결성

  • 올 상반기 1.0 출시, 엔비디아 기술과 대동소이

  • 현업 검증 과정 남아, 내년부터 AI 반도체에 적용 전망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애플·알리바바·시놉시스를 필두로 미국과 중국 빅테크가 연합해 결성한 반(反)엔비디아 컨소시엄 UA링크(Ultra Accelerator Link)가 올해 1분기 첫 기술 사양을 공개한다. 엔비디아가 초거대 인공지능(AI) 학습·추론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원동력인 AI 반도체(칩) 간 상호 연결(Interconnect) 기술 시장에 변화가 일어날지 반도체·네트워크 전문가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UA링크 컨소시엄은 최근 UA링크 1.0 기술 사양을 확정하고 구성원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의견 수렴을 거쳐 3월 중 정식 발표할 예정이다.

UA링크는 AI칩과 AI모델이 빠르게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데이터 고속도로'를 만드는 기술이다. 기존 데이터 통로 표준 기술인 PCI익스프레스가 초거대 AI학습·추론에 필요한 충분한 데이터 전송 속도(대역폭)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불만에서 전 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한데 모여 만들고 있다.

UA링크 1.0은 최대 1024개의 AI 추론·학습칩을 하나의 칩인 것처럼 결합(클러스터화)할 수 있으며 레인(데이터 차로)당 최대 200Gbps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널리 쓰이는 PCI익스프레스 4.0이 레인당 최대 2Gbps, 차세대 PCI익스프레스 5.0이 레인당 최대 4Gbps 속도를 낼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AI칩과 모델이 50~100배 빠르게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UA링크 1.0이 기술 사양에 맞게 정상 가동한다고 가정할 때 매개변수가 조 단위(1000B)를 넘는 하이퍼스케일 AI도 단일 AI 데이터센터에서 한층 효과적으로 학습·추론할 수 있을 전망이다. 범용인공지능(AGI) 출현 시기도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된다.

UA링크는 엔비디아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AI칩 간 상호 연결 시장에서 빅테크와 AI칩 팹리스가 엔비디아 독주 체제를 무너뜨려야 한다는 데 뜻을 모으면서 지난해 상반기 결성됐다.

엔비디아는 2019년 70억 달러(약 10조원)를 투자해 반도체 상호 연결 기술을 보유한 네트워크 기업인 멜라녹스를 인수했고, 이를 토대로 자사 AI칩 상호 연결 기술인 'NV링크(엔비디아 링크)'를 고도화했다. 소비자용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연결하는 데 쓰이던 NV링크는 이후 초거대 AI 두뇌 역할을 하는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수적인 기술로 급부상했고 엔비디아가 경쟁사를 제치고 AI칩 시장을 독점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문제는 엔비디아가 자사 AI칩에만 NV링크 기술을 쓸 수 있게 하고 타사가 개발한 AI칩에선 이용하지 못하게 한 점이다. 경쟁사들은 뒤늦게 NV링크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나섰지만 2000년대 초반부터 관련 연구개발을 해온 엔비디아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엔비디아 AI칩은 데이터가 16차선 고속도로로 다니는데 경쟁사는 1차선 국도로 다니는 셈이었으니 경쟁이 될 리 없다. 이 차이는 AI 모델 매개변수가 커질수록 더욱 벌어졌고, 결국 지난해 AI칩 시장에서 엔비디아 점유율이 95%를 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에 엔비디아의 비싼 AI칩 가격과 NV링크 기술 사용료에 불만을 가진 미국·중국 빅테크와 엔비디아를 대체할 수 있는 AI칩 연구개발을 하는 팹리스가 UA링크 컨소시엄이라는 이름 아래 손을 잡았다. UA링크가 반엔비디아 연합이라고 평가받는 이유다. 현재 UA링크 컨소시엄에는 알리바바, AMD, 애플, 아마존, 시스코, 구글, HPE, 인텔,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시놉시스 등을 필두로 50여 개 기업이 가입했다. 

특히 애플, 아마존,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비싼 엔비디아 AI 학습·추론칩을 대체할 수 있는 자체 AI 추론칩을 만들고 있는 빅테크들이 UA링크에 많은 지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UA링크 1.0을 두고 NV링크의 대항마로서 기술적 사양은 일단 합격점이라고 평가한다. 현재 호퍼에 쓰이고 있는 NV링크 6.0은 레인당 121Gbps, 블랙웰에 적용된 NV링크 7.0은 레인당 242Gbps 대역폭을 갖추고 있다. 

한 반도체 전문가는 "UA링크 1.0 대역폭이 최신 NV링크 기술과 대동소이한 점은 고무적"이라며 "다만 최근 5년간 현업에서 검증받은 NV링크와 달리 UA링크는 사양표만큼 성능이 나오는지 실제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UA링크 1.0을 적용한 AI칩은 일러도 내년 상반기는 돼야 시장에 출시될 전망이다.
 
사진아주경제DB
[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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