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는 전날보다 6.9원 하락한 1427.4원을 기록했다. 환율이 주간 종가 기준 1420원대로 내려온 것은 지난해 12월 10일(1426.9원) 이후 약 두달 반 만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2.7원 오른 1437.0원에 개장한 뒤 점차 낙폭을 키워 오전 11시께 1420원대에 안착했다. 오후 12시 18분께엔 1424.3원까지 하락했지만 1420원 중후반대로 소폭 올라 마감했다.
이달 초만 해도 환율은 장중 1470원대에 진입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변동성이 높은 모습을 보였다. 다만 관세 정책이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전 공약보다 수위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내성이 생긴 데 더해, 최근 미국의 경기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강달러 흐름이 한 풀 꺾였다.
지난 1월 금통위 당시 금통위원 전원이 3개월 내 인하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최근 환율에 2월 인하 기대가 선반영 됐기 때문이다. 금리 인하를 단행하더라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정책 불확실성으로 금통위의 메시지가 매파적일 가능성도 높다.
문다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점차 패턴을 익히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불확실성이 자극하는 강달러 압력이 완화되고 있다"며 "연초 이후 달러화의 숨고르기를 가능하게 했던 또 다른 중요한 변화는 미국 경제 둔화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달러화가 상승한 배경엔 미국 주식시장으로 글로벌 자본이 몰려간 경향이 있었다"며 "이론적으로는 한은이 금리를 인하하면 환율이 상승하지만 지금 시장을 움직이는 변수에 국내 기준금리의 영향은 작다"고 말했다.
다만 환율이 단기적으로는 안정을 찾았더라도 향후 향방은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카드에 달려있다는 분석이다. 연준의 금리 정책 방향성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작을뿐더러, 미국의 대(對)중국 관세 정책이 다시 시장의 주목을 받게 되는 시점엔 환율이 급등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백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일단 통화정책의 동결 기조를 이어가는 상황이라 단기적으로 시장에 미치는 민감도는 크지 않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내성이 계속 유지될 것이란 보장은 없고 중국을 향한 관세 공격이 재개될 경우 또다시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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