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오벌오피스에서 발언하고 있다.[시잔=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25% 보편 관세’ 부과 방침을 재확인했다. 미국은 당초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관세를 이달 4일부터 부과하려고 했다가 양국과 협상을 조건으로 시행을 유예했는데, 협상 종료 시점이 다가오자 양국 압박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캐나다·멕시코 관세에 대해 “관세는 시간과 일정에 맞춰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가 불법 이민과 마약 차단에 충분히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4일부터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후 두 국가가 미국과 협상하며 협력 의지를 보이자 관세 부과를 오는 3월 4일까지 한 달 유예했다.
이날 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멕시코가 국경 문제 해결을 위해 충분히 행동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그는 “우리는 캐나다·멕시코뿐만 아니라 여러 국가에 홀대받았다”며 “미국에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허용한 사람은 누구든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가 미국을 이용할 수 있게 만든 무역협정을 체결한 전임 행정부를 탓한다며 “난 이런 협정 일부를 밤에 읽으면서 ‘도대체 누가 이런 것에 서명하겠느냐?’라고 묻는다”고 했다. 이는 사실상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 부과 계획도 거듭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에 대한 관세 인상 여부와 관련한 질문에는 “이것은 상호주의”라며 “그들이 우리한테 무엇을 부과하든 우리도 그들한테 부과한다. 그러니 관세를 올리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 강행 의지를 나타냈지만 멕시코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와 합의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AFP통신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관세 부과 전 미국과의 합의 도달을 낙관했다고 보도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경제부와 재무부 관계자들이 워싱턴에서 협상을 진행 중이며 필요할 경우 본인이 직접 트럼프 대통령과 다시 통화할 수도 있다고 했다. 특히 셰인바움 대통령은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멕시코 정부에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압박하고 있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해서는 그는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들을 우선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는 중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았는데 이 문제도 실무 협의에서 논의되고 있다”며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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