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지사라는 직책의 중량감이 지역에서는 상당히 높은 데다 유권자와의 대면접촉이 많다는 점을 활용해 그동안 지방선거와 총선에 도전장을 내민 다수의 인사들이 ‘호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4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내년 6월 3일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5명의 전·현직 전북도 행정·정무(경제)부지사가 전주시장과 익산시장, 완주군수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우선 김종훈 현 도 경제부지사가 전주시장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 부지사는 올초 열린 고교 동문회 모임에서 출마 의향을 내비친 것으로 들리지만, 전북이 2036 하계올림픽 유치 국내 후보지로 결정된 것이 변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하계올림픽 개최지 결정이 올해 안에 이뤄지지 않으면, 지방선거 출마를 이유로 막중한 부지사 직을 사퇴하는 것에 대한 비판여론이 제기될 수 있다.
하지만 김 부지사가 출마를 결정할 경우, 내년 선거에서는 역시 정무부지사를 지냈던 우범기 현 시장과의 맞대결이 불가피해진다.
우범기 시장은 민선7기 송하진 도지사 시절인 2019년 9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정무부지사를 지낸 바 있다.

지난 2014년 12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행정부지사를 역임한 심보균 전 익산시설관리공단 이사장, 2017년 10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정무부지사를 지낸 최정호 전 전북개발공사 사장에 이어 최근에는 최병관 현 행정부지사의 출마설까지 나오고 있다.
최정호 전 사장의 경우 2022년 시장 경선 때 고배를 마신 경험을 이번에는 설욕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며 최근 중진 언론인을 영입하는 등 본격적인 선거 채비에 나섰다.
심보균 전 이사장은 지난 1월말 이사장에서 물러난 뒤 기본사회 익산본부 상임대표 취임, 익산 재설계 구상 발표 등을 통해 지방선거 출마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최병관 현 부지사는 아직까지 출마여부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없지만, 지역 내에서는 그 가능성을 높게 내다보고 있다는 전언이다.
공교롭게도 내년 6월을 끝으로 익산시장에서 물러나는 정헌율 시장도 지난 2010년 9월부터 2년 동안 행정부지사를 역임했다.
여기에 지난해 3월까지 행정부지사를 지낸 임상규 지방자치인재개발원장은 유력 완주군수 후보군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같이 행정·정무(경제)부지사의 내년 지방선거 출마가 관심을 끄는 이유로는 그간 다수의 총선과 지선에서 부지사 출신들이 탄탄한 커리어와 지명도 등을 무기로 당선의 영예를 안은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장세환 전 국회의원(제18대)은 유종근 전 도지사 시절인 지난 2000년 7월부터 1년 동안 정무부지사를, 민선3기 채규정 익산시장은 2001년 1월부터 2002년 4월까지 행정부지사를 지냈다.
또한 민선6~7기 완주군정을 책임졌던 박성일 전 군수는 2012년 9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심덕섭 현 고창군수는 2013년 12월부터 1년 동안 행정부지사를 역임했다.
이외에도 김승수 민선6~7기 전주시장은 2011년 8월부터 2013년 9월까지, 이원택 국회의원(군산·김제·부안을)은 2019년 2월부터 7개월 동안 정무부지사로 재직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전희재 전 행정부지사(2006년 7월~2007년 12월), 이승우 전 정무부지사(2005년 12월~2006년 6월), 김영 전 정무부지사(2013년 9월~2014년 6월), 신원식 전 정무부지사(2021년 9월~2022년 6월) 등은 기대했던 성적표를 거머쥐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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