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4월 일본 온라인 대학인 ‘젠(ZEN) 대학’이 개교한다. 이 대학은 공익재단법인 일본재단과 IT기업 도완고가 함께 “급변하는 인공지능(AI) 시대에 맞는 인재 양성”이라는 목표로 설립했다.
이 대학의 학부는 지능 정보 사회학부가 유일하다. 한 학년 정원이 3500명으로 일본 온라인 대학 중 최대 규모다. 일본 피알타임스 등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기준 3500명 이상이 지원했으며, 이 중 이미 입학금과 수업료를 납입한 비율도 95%에 이른다고 알려졌다. 또 고등학교 3학년이 차지하는 비율은 60%가 넘었다.
학부는 하나뿐이지만 디지털 산업, 수리, 정보, 문화, 사회 네트워크, 시장 경제 등 6개 분야에서 279개 과목에 걸쳐 총 6480편의 강의를 제공한다. 대학 측은 3년 안에 1만2400여 편의 강의를 갖출 예정이다.
젠대학의 연간 수업료는 38만엔(약 360만원)으로 일본 사립 대학의 3분의 1 수준이다. 일본 대학들은 대부분 도시에 집중돼 있어 지방에 거주하는 학생들의 대학 진학률이 낮아지고 있는 등 지리적·경제적 교육 격차가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사사카와 준헤이 젠대학 전무이사는 아사히신문과 인터뷰에서 젠 대학은 “최첨단 교육을 모두에게”를 목표로 저렴한 수업료로 수업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학 설립 취지에 대해 “AI 확산으로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이 크게 변화하고 있는데 현재 대학의 커리큘럼은 이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젠대학은 전면 온라인 강의이기 때문에 수업의 질 등에 대한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학 측은 수업 진행 상황을 확인·질문하고 다른 학생과 의견 교환을 할 수 있는 온라인 학습 시스템인 젠스터디를 구축했으며 학생 생활 관리와 커리어 등의 고민을 나누는 상담사를 배정해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턴십과 해외 자원봉사 등 100개 이상의 프로그램을 경험할 기회도 제공한다.
젠 대학 설립은 일본의 온라인 고등학교인 N고와 S고가 지난 10년 넘게 성공적으로 운영돼 온 것이 배경으로 꼽힌다. 이 고등학교들은 과거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한 대안학교로 인식됐지만, 코로나19로 온라인 교육의 보편화와 더불어 차별화된 교육 방식 등이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학교의 학생 수가 총 3만명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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