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발 글로벌 관세 전쟁 우려가 높아지면서 글로벌 외환시장이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엔화, 스위스프랑 등 안전자산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미국 경기 침체 우려와 그에 따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 및 달러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7일 아시아 시장에서 우선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안전자산의 강세이다. 이날 한국시간 오후 2시55분 현재 국제 외환시장에서 엔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8%가량 하락한 달러당 145.8엔 근처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날 장중 달러 당 144.8엔까지 떨어지며 작년 10월 이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달러당 엔화 환율 하락은 엔화 가치가 높아진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스위스프랑 환율 역시 전 거래일 대비 1.1%가량 하락한 달러당 0.85스위스프랑 근처에서 움직이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외에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0.08%포인트가량 내린 3.91% 근처에서 움직이고 있다. 미국채 금리 하락은 미국채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시장분석업체 스펙트라 마켓의 브렌트 도넬리 사장은 "오늘 시장의 주요 흐름은 달러·엔 매도로, 이는 미국 경기침체를 의미하는 바"라며 "미국채 수익률도 이를 의미하는 것으로 오늘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전자산 통화들 외에 유로화, 파운드화 등 일부 주요 통화들도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유로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3%가량 오른 달러 당 1.1유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고, 파운드 환율은 0.1% 가량 오른 달러 당 1.29파운드 정도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는 곧 달러화 약세를 의미하는 것으로, 달러화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32% 하락한 102.55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발 관세로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이를 방어하기 위한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이 높아진 것이 크게 작용하는 모습이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12개월 미국 경기침체 확률을 종전 35%에서 45%로 상향한 가운데 미국은 경기 침체 시나리오 하에서는 내년까지 총 200bp(1bp=0.01%포인트)의 금리 인하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금리 선물시장 내 반영된 연준의 금리 전망을 추적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5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전날 33.3%였던 것이 현재는 53.1%까지 올라 대세 의견으로 자리잡았다.
로드리고 카트를 호주은행 수석 외환 전략가는 “미국이 무역 전쟁의 중심에 선 만큼, 글로벌 투자자들이 미국 자산에서 이탈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자산을 다각화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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