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중국이 관세전쟁 휴전을 선언하면서 중국발 미국행 운임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업체들은 90일 휴전 기간 이후 관세 인상 등에 대비해 올해 크리스마스용 재고까지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1일 제일재경·차이신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6월 15일 기준 중국에서 출발하는 미주 서안행 운임은 FEU(40피트 컨테이너)당 9100달러(약 1261만원) 로 5월 초 미주행 운임 평균 2250달러에 비해 3배 넘게 올랐다.
지난 12일 미국과 중국이 서로에 대한 관세율을 115%포인트(p)씩 낮추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한 이후 5월 말 기준 3100달러 수준이었던 미주행 운임이 6월 1일 7600달러까지 오르더니 2주 간격으로 1500달러나 더 오른 것이다. 미중이 관세전쟁 휴전에 합의하면서 수요가 빠르게 회복된 데다, 4월 폭탄 관세로 운송이 중단됐던 화물이 아직 밀려있어 수요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중국 업계는 이번 사태가 코로나19 물류 대란을 연상케 한다며 미국행 운임이 계속해서 상승해 1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를 통해 캠핑카 어닝을 수출하는 한 업체는 “미중이 무역합의 공동성명을 발표한 당일 미국 고객사들로부터 100만위안(약 1억9000만원)이상 규모의 긴급 주문을 받았다”면서 “3~4주 후에 대미 출하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운 예약 수요가 급증하고 운임도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관세 유예기간인 90일 이후 관세가 다시 올라갈 수 있다는 불확실성에 미국 업체들은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 중국 업체에 주문한 제품이 90일 내에 미국 항구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7월 초에는 선적을 마감해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 저장성의 수출 중심지인 이우시의 한 수출업자는 “미국 고객이 주문량의 2배를 구매했다”면서 “90일 후에 새로운 위기가 발생할 것을 대비해 더 많은 재고를 비축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선전의 한 가구업체 대표는 “모두가 11월 블랙 프라이데이, 심지어 크리스마스 전 성수기에 판매할 제품까지 쌓아두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발 관세전쟁의 여파는 여전한 모습이다. 컨테이너 추적 업체 비전(Vizion)에 따르면 12~18일 중국발 미국행 예약 건수는 전주 대비 93% 증가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여전히 13% 감소했다. 전 세계의 미국행 컨테이너선 예약량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8%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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