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엔 거래 늘고 집값 올랐는데...같은 탄핵인데 시장 주춤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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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아주경제]
이달 4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으로 지난해 12월 계엄 이후 지속된 정치적 불확실성이 마무리됐다. 시장에서는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매매 시장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했으나,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당시와 달리 집값과 거래량 모두 위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등 거시경제 상황이 다르고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등 정책 일관성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며 8년 전처럼 단기간에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다. 

1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의결된 2016년 1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9654건으로 전월(1만1528건) 대비 16.26% 감소했다. 한달 뒤인 2017년 1월에도 4627건으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헌재의 박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이 난 3월에는 거래량은 6802건으로 반등했고, 이어 대통령 선거가 있던 5월에는 1만건대 거래량을 회복한 바 있다. 

이 기간 서울 아파트 실거래 가격지수도 2016년 12월 -0.59%로 전월 대비 하락 전환한 뒤 2017년 1월까지 내림세를 보이다가 2월부터 상승 전환해 5월부터는 1%가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가 거래량 회복과 집값 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시장 흐름은 8년 전과는 사뭇 다르다. 매수 심리가 위축되고 고강도 대출 규제로 자금 조달마저 어려워지면서 관망세가 심화하는 분위기다. 한국부동산원 조사 결과,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이 있던 4월 첫째 주(7일 기준)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8% 상승했으나, 전주(0.11%)와 비교하면 상승폭이 축소됐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지난달 17일 0.25%까지 치솟았으나 3월24일 0.11%→3월31일 0.11%→4월7일 0.08%로 상승폭이 감소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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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을 거둬들이는 집주인들도 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달 9만건대를 훌쩍 넘었던 서울 아파트 매물은 이날 기준 8만5682건으로 1개월 만에 7.2% 감소했다. 정책 혼란이 계속되는 데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조기 대선이 확정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자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거래량도 위축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집계된 이날 기준 4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는 474건에 그쳤다. 거래 신고일(한달)이 아직 남아있긴 하지만 2월 6363건, 3월 8136건(4월 14일 기준)과 비교하면 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8년 전과는 달리 경제 여건과 대출 등 금융환경, 그리고 부동산 시장 상황 등이 다르다고 분석했다. 부동산은 물론 경제 전반이 불황을 겪고 있고, 토허구역 등 정책 번복, 대출 규제 등 시장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어 수요자들이 쉽게 시장에 진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금은 집값 연착륙 조정 구간에 치러지는 대선이고, 미국의 관세 정책, 대출 규제, 조기 대선 이후 정책 변화 등 불확실성이 매우 커 관망세가 심화하고 있다"며 "대선 정국에서 발표될 공약에 따라 국지적인 상승, 하락세가 나타날 수는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보합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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