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 트럼프 승인 없이 우크라 무기 지원 중단 사례 있어"

  • "무질서한 정책 결정 과정과 불분명한 지휘 체계 보여줘"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 3월 21일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연설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 3월 21일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연설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명령으로 미국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이 중단된 적이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고 나서 약 일주일 후에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와 카타르 미군 기지에서 운항하는 화물 항공사 3곳에 우크라이나로 떠날 예정이었던 항공편 11개를 취소하라는 명령이 내려왔다. 이 항공편에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히기 위한 포탄과 무기가 실려있었다.
 
이에 유럽 내 무기 수송을 조율하던 폴란드 관계자들은 미국 측에 중단 명령의 출처와 지원이 영구 중단되는지 여부를 문의했으나 백악관과 국방부, 국무부 고위 관계자들조차 답변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단됐던 무기 수송은 일주일 만에 재개됐다.
 
로이터가 미 수송사령부 기록을 확인한 결과, 해당 명령은 헤그세스 장관 사무실로부터 구두로 전달됐다. 수송사령부 대변인은 국방부 합동참모본부를 통해 이 명령을 받았다고 밝혔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1월 30일 백악관에서 열린 국가안보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이 논의됐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중단 지시는 내리지 않았다.
 
또 다른 소식통은 헤그세스 장관이 해당 회의에 가져온 메모에 미국이 러시아와의 평화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려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 중단을 검토하는 압력을 가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회의에 참석한 주요 당국자들은 헤그세스 장관이 독단적으로 무기 수송을 중단시킨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헤그세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고위 당국자들이 왜 지시를 몰랐는지, 명령이 왜 신속하게 철회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무기 수송 중단 명령의 정확한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유럽 측에서 운항 중단에 대한 문의가 시작된 시점은 2월 2일, 수송이 재개된 시점은 2월 5일이었다. 당시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영토인 쿠르스크 점령지를 사수하기 위해 러시아와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후 헤그세스 장관을 질책했는지 여부는 불분명하며 최근 경질된 마이크 왈츠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이 문제에 개입해 수송 중단을 해제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로이터는 트럼프 행정부 내 정책 결정 과정이 때때로 보여주는 무질서한 정책 결정 과정과 고위 당국자 간의 불분명한 지휘 체계를 보여준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국방부 내의 이런 혼선은 공공연한 비밀이며, 많은 전현직 당국자는 국방부가 내부 갈등, 뿌리 깊은 원한, 경험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지적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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