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투자자의 '국장' 탈출에 증권사들의 수수료 수익도 엇갈렸다. 국내 주식 수수료 수익은 줄어든 반면 해외 주식 수익은 급증했다. 국내 주식이 더 높은 수익률을 보였지만 투자자들은 해외 주식으로 눈을 돌리면서 증권사의 수수료 성장 지형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증권사들의 외화증권 수탁 수수료 수익은 50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50% 증가했다. 해외 주식 거래 점유율 상위 5개 증권사(미래에셋·토스·삼성·키움·NH투자증권)의 수수료 수익이 모두 늘었다. 특히 토스증권은 207.46% 급증하면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증권사들의 국내 주식 수탁 수수료 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감소했다. 유가증권시장 수수료 수익은 4.55% 줄어든 6588억원, 코스닥시장 수수료 수익은 36.92% 감소한 3278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보다 미국 주식 투자를 늘린 영향으로 보인다. 1분기 한국과 미국의 주가가 상반된 모습을 보였지만 투자자들은 그럼에도 미국 주식으로 눈을 돌렸다. 1분기는 코스피가 3.17%, 코스닥이 1.03% 상승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4.59%, 나스닥은 -10.42%를 기록했다.
국내 투자자의 외화증권(주식·채권) 보관금액은 올해 1분기 1478억9361만달러(약 206조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1145억9930만달러(약 159조원)에서 29.05% 늘었다. 특히 미국 주식과 채권 보관액은 각각 29.02%, 123.50% 증가했다. 보관액은 국내 투자자가 해외에서 주식이나 채권을 산 뒤 예탁결제원에 맡긴 액수다.
반면 개인투자자가 국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아졌다. 올 1분기 전체 코스피 거래대금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50%대 초반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코스닥에서는 지난해 1~3월 평균 81%에서 올 1~3월은 78%로 3%포인트 가량 내려갔다. 코스닥은 개인 비중이 큰 시장인데 발을 빼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증권사 수수료 수익 구조의 성장 폭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개인투자자의 코스피 거래대금 비중은 43%까지 급감했다. 코스닥에서 차지한 비중은 76%로 더 낮아졌다.
반면 해외 거래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분기 들어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2262억9993만달러(약 315조원)로 300조원을 넘겼다. 이 중 미국 주식 보관액은 1206억4423만달러(약 168조원), 채권은 170억9199만달러(약 23조원)를 기록했다. 채권 보관액은 2023년 2분기만 해도 27억달러에 불과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해외주식 거래대금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하면서 관련 수수료 수익이 크게 확대됐다"며 "일부 증권사는 해외 주식 수수료 수익이 국내 주식 수수료 수익을 상회하는 등 수익 구조의 변화도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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