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감내해라' 트럼프 압박 받은 월마트, 1500명 감원 단행

  • 월마트, 최근 몇 년간 인건비 조정 추진

월마트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월마트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관세 여파를 감내하고 가격을 인상하지 말라는 압박을 받은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가 감원에 나선다. 트럼프발(發) 관세 여파가 미국 경제에 차츰 드러나는 모습이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월마트가 비용 절감과 의사결정 속도 향상을 위해 약 1500개의 일자리를 줄일 계획이라고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월마트의 두 고위임원은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우리는 단계와 복잡성을 제거할 수 있는 기회를 확인했다"며 "구조조정을 통해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하고 적응하는 방식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감원 외에도 "우리의 기업 우선순위 및 성장 전략"과 관련된 새로운 직무를 신설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번 구조조정은 글로벌 기술 조직과 미국 내 이커머스 물류 관리자, 광고 사업부문인 ‘월마트 커넥트’ 등을 중심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현재 월마트는 미국 내에서 약 160만 명을 고용 중이며 대부분은 매장에서 근무하고 있다. 월마트는 최근 몇 년간 인건비 조정을 추진해 왔으며 창고형 매장 ‘샘스클럽’과 국제사업부 지원들의 임금을 인상하는 대신, 본사 인력의 복지 혜택은 축소했다. 아울러 공급망 자동화 도입을 통해 전체 인력을 점진적으로 감축해 왔다.

월마트는 이번 감원 관세가 연관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해고는 사업 우선순위와 성장 전략에 초점을 맞춘 것이며 관세와는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감원은 결국 트럼프발 관세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존 데이비드 레이니 월마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5일 CNBC 인터뷰에서 관세에 대해 “여전히 너무 높다”며 “미국 소비자들은 이달 말 또는 내달 월마트의 가격 인상을 체감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7일 “월마트는 가격 인상 이유로 관세를 탓하지 말라”며 “나는 소비자들과 함께 월마트를 지켜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월마트에 "관세를 감내하라(EAT THE TARIFFS)"고 압박했다.

트럼프발 관세 여파는 이미 미국 유통업계 전반에 나타나기 시작한 모습이다. 미국 대형 유통업체인 타깃은 이날 실적 발표에서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2.8% 감소한 238억 달러(약 32조800억원)를 기록했고, 주당 순이익(EPS)은 1.3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5.9% 급감한 가운데 예상치(1.61달러)를 크게 밑돌았다. 아울러 기존점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했는데, 이는 시장 전망치였던 1.08% 감소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아울러 올해 EPS 전망치 역시 종전의 8.8~9.8달러에서 7~9달러로 하향조정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