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유럽 정상들에 '푸틴 전쟁 끝낼 의지 없어' 사석 발언"

  • 미국 여전히 러시아 추가 제재에는 소극적인 입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럽 정상들과의 비공개 통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의지가 없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관계자들을 인용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푸틴 대통령과 2시간가량의 통화 이후 유럽 각국 정상들과 가진 후속 통화에서 푸틴 대통령은 전쟁에서 승리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평화에 대한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전했다.
 
이날 통화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비롯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등이 참여했다. 이 통화는 약 10일 전부터 시작된 유럽 외교 공세의 정점에 도달한 것이라고 WSJ은 평가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밝혀온 푸틴 대통령이 진정한 평화를 원한다는 주장과 상반된 것으로, 유럽 정상들은 이를 오랫동안 짐작해 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인정하고 언급한 것은 처음이라고 WSJ는 전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이 협상에서 “무조건적 휴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거부했고, 결국 유럽 지도자들은 “무조건적”이라는 용어 사용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대선 유세 기간 중 자신이 취임하면 24시간 내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전하겠다고 공언했고, 취임 이후에도 종전을 위해 여러가지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러시아가 높은 수준의 요구 조건을 제시하는 등 유보적 태도로 나온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 노력도 퇴색됐다.

이 와중에 유럽 정상들은 푸틴에 대한 압박을 가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적극적 개입을 촉구해왔다. 특히 보수 성향의 메르츠 총리는 이달 초 취임 이후 대러 강경 노선을 천명한 가운데 독일 헌법을 개정해 군사 및 대외 원조 지출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등 러시아에 대한 압력을 강하게 가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유럽 정상들간 통화 분위기 자체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이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휴전을 거부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제재에 동의할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봤지만 결국 여기까지는 합의를 보지 못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에는 소극적인 입장을 보인 대신 이후 바티칸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실무급 평화 회담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바티칸에서 실무급 회담은 오는 6월 중순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무장관 마르코 루비오와 키스 켈로그 특사를 파견할 의사를 밝혔다. 다만 미국이 어떤 역할로 참여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WSJ은 짚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주 유럽과 미국의 압박 속에 3년 만에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와의 직접 협상을 제안했으나, 이스탄불 회담에는 불참하고 하위 대표단만을 파견해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는 등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한 가운데 협상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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