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시장, 양극화 경계…'중도·통합' 강조

  • '우리는 왜 극단에 서는가' 추천…"중도층, 통합의 씨앗"

오세훈 서울시장이 24일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에서 진행된 ‘정원도시 서울’ 토크콘서트에서 참석자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왼쪽 둘째)이 24일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에서 진행된 ‘정원도시 서울’ 토크콘서트에서 참석자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20‧30대 청년층 등이 참석한 공공 독서모임에서 정치·사회적 양극화에 대한 진단과 함께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 시장이 독서를 매개로 극단의 진영 갈등에 대한 정치적 메시지를 전하며 중도 정치인으로서 정체성을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오 시장은 24일 서울 보라매공원에서 열린 서울시 공공 독서모임 힙독클럽의 노마드리딩 행사에 참석해 네덜란드 철학자 바르트 브란트스마의 저서 ‘우리는 왜 극단에 서는가’를 추천했다. 오 시장은 “중도의 자리에서 통합과 공존을 다루는 책으로 공적 영역에서 활동하길 원하는 분이라면 읽어볼 가치가 있다”며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힙독클럽은 서울시가 만든 전국 최초의 공공 독서모임이다. 지난 4월 모집을 시작해 단 2시간 만에 1만명 정원이 마감됐다. 이날 노마드리딩은 서울국제정원박람회 개막에 맞춰 보라매공원에서 진행됐다.


오 시장이 추천한 '우리는 왜 극단에 서는가'에서 저자는 양극화 사회를 주도하는 다섯 유형을 주동자, 동조자, 방관자, 중재자, 희생양으로 분석한다. 이와 관련해 오 시장은 ‘주동자’에 대해 “흑백논리를 펴며 자신만 옳다는 ‘도덕적 독선’을 가진 사람들”이라며 “이런 사람들이 주류가 되면 통합은 더욱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재자’에 대해 “양극화에 대해 행동하는 사람들”이라고 소개하며 “저는 중재자적인 언어를 쓸 때가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장만 외치는 분들에게는 ‘약자와의 동행’이 있어야 공동체가 존속할 수 있다고 말하고 복지만 외치는 분들에게는 성장으로 곳간을 채우지 않으면 입으로만 ‘약자와의 동행’을 떠드는 세상이 올 것이라 말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지금의 정치는 극렬한 주동자가 돼 증오를 부추기며 극한 갈등의 숙주 구실을 한다”며 “중간 지대가 자꾸 위축되는 악순환이 나타나지만 통합과 연대의 길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또 “정치의 자리는 중재자의 위치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중도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그는 “정치에 과몰입하면 중도의 존재감이 약해 보일 수 있지만 실은 사회의 중심을 잡아주는 분들”이라며 “중도층 덕분에 통합의 씨앗을 뿌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일각에서는 진영 간 극한 대립에 유권자들이 피로감을 토로하는 상황에서 중도 색채가 강한 오 시장이 국민통합을 화두로 던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책의 요지가 평소 오 시장이 가진 문제의식과 정확히 일치한다”며 “청년 세대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을 전했을 뿐 정치적 목적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2월 5일 발표한 ‘사회갈등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92.3%가 진보와 보수 간 정치 갈등을 국내에서 가장 심각한 갈등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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