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협상과 관련해 “최종 협약 체결은 아직”이며 일본제철이 미국에 의해 통제될 것이라고 발언함에 따라 일본제철이 목표로 하는 ‘완전 자회사화’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애초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막겠다고 공언했다가 지난주 입장을 바꿔 일본이 ‘부분 소유권을 갖는 것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30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외곽의 US스틸 공장에서 진행한 연설에서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자회사화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수’가 아닌 ‘투자’라고 강조하면서 최종 협약이 아직 체결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다만 일본제철이 제안한 설비 증설 등 140억 달러(약 19조4000억원) 투자 계획을 전하면서 “피츠버그는 곧 세계에서 다시 한번 ‘철강 도시’(Steel City)로 인식될 것”이라며 일본제철에 대한 우호적인 반응도 함께 내보였다.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형식과 관련해서는 공화당 소속인 데이브 매코믹(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이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가 주주총회에서 의결된 중요 사항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황금주’를 소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미국 정부가 실제로 ‘황금주’를 소유하는 것보다는 경영진의 특정 조치에 대해 미국 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협약이 체결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요미우리신문은 지난달 30일, US스틸의 완전 자회사화를 목표로 하는 일본제철이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을 얻고자 미국 정부에 일정한 경영상의 영향력을 주는 협정을 체결한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협정에는 일정 기간 US스틸의 생산능력 감축이나 생산거점 국외 이동의 경우 당국 허가를 받도록 하고 US스틸의 최고경영자(CEO)나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은 미국 국적자로 한정하는 규정이 들어간다.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에 대한 정기 보고 의무도 부여한다. 해당 협정 이름은 ‘국가안전보장협정’이 될 것으로 알려졌는데, 요미우리는 “미국 정부는 국력 유지에 필수적인 철강 생산 감소를 국가안보의 위험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일 사설을 통해 일본제철과 US스틸 인수 협상이 최종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협약 체결은 아직이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면서 일본제철이 요구하는 완전 자회사화가 가능할지에 대해선 “경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또 “미국에 의한 통제와 관련해 미래 경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타협은 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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