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소공인 지원체계' 새 접근방안 필요

  • 곽의택 한국소공인진흥협회 회장

곽의택 한국소공인협회 회장 사진한국소공인협회
곽의택 한국소공인협회 회장 [사진=한국소공인협회]
소공인은 우리 산업과 지역경제의 뿌리이자 국가 제조업 경쟁력을 떠받치는 숨은 주역이다. 금속가공·기계장비·주얼리·봉제·제화·인쇄 등 뿌리산업부터 식료품과 의류·액세서리 등 소비재 산업에 이르기까지 소공인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국내 제조업과 지역경제의 바탕을 이루고 있다.

소규모지만 특화된 기술과 노하우를 지닌 소공인은 지역경제의 안정과 제조업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반면 최근 경기 침체와 고물가, 고임금, 종사자 고령화 등 복합적 위기로 인해 경영 환경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소공인 집적지가 약 2463개 형성돼 있으며 2022년 기준으로 전국 소공인 사업체 수는 약 56만개, 이들 사업체에서 일하는 종사자 수는 약 128만명이다. 이는 전체 제조업 사업체의 약 88.9%, 전체 제조업 종사자의 약 25.7%를 차지해 우리 제조업 고용에서 4분의 1을 소공인이 담당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재 소공인 지원은 전국 42개 소공인특화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는 2463개인 소공인 집적지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소공인특화지원센터를 100여 개까지 확대하고 지역별·업종별로 특화된 지원 체계 마련을 위한 방안을 제언한다. 
 
첫째, 새 정부는 소공인 지원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도시형 소공인 지원을 넘어 전국 곳곳의 소공인을 중심으로 한 지원 체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 중소도시에 위치한 소공인은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판로와 자금·기술 지원에서 소외되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지역별·업종별 소공인 협업화를 육성하고 공동 연구개발(R&D), 공동 브랜드와 판로 개척을 지원할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
 
둘째, 소공인의 디지털 전환과 스마트화 지원을 단순히 '스마트 제조'에만 한정하지 말고 사업장 환경 개선, 지식재산권 확보, 디자인 개발 등으로 지원 영역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또한 소공인 판로 확보를 위해 정부·지자체·공공기관이 앞장서는 '착한 선구매·선결제' 캠페인을 소공인으로까지 확장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자체가 소공인 제품을 우선 구매하거나 공공 프로젝트에서 소공인 참여를 보장하는 '소공인 전용 조달제도'를 도입하면 소공인의 안정적 판로 기반 마련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숙련 기술의 계승과 세대교체를 위한 인력 양성 프로그램도 중요하다. 고령화로 인해 기술 전수가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에서 젊은 세대의 참여를 유도하고 기술 이전을 체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예를 들어 '소공인 기술 전수 장려금'이나 '청년 소공인 창업 지원' 제도를 도입해 기술의 단절을 막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넷째, 소공인 지원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소공인 코디네이터 제도'를 도입해 단순한 금융·행정 지원을 넘어 소공인의 기술과 제품 경쟁력을 분석하고 시장 맞춤형 전략을 제시해 주는 역할을 맡겨야 한다. 예를 들어 소공인 제품을 평가해 개선점을 제시하거나 국내외 판로 개척을 위한 브랜드 개발과 공공 조달이나 온라인 유통 채널 진출 같은 컨설팅도 지원해야 한다.

현재 일부 지자체와 지역 소상공인지원센터의 경영 컨설팅 프로그램은 대부분 도소매 서비스업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소공인 분야에는 전문성이 부족한 실정이다. 소공인 코디네이터 제도를 통해 각 소공인의 개별 특성과 지역 산업의 특성을 반영한 지속 가능한 컨설팅 체계로 발전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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