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가공식품에만 26만원"…지난해보다 식용유·커피 지출액 급등

  • 식품비 지출 역대 최대…6년새 27.7% 증가

  • 전문가 "가공식품 가격 조금만 올라도 소비자 체감 커"

 
시민들이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커피를 고르고 있는 모습
시민들이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커피 제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가공식품 지출액이 26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유지류와 채소가공품, 커피 소비가 크게 늘었다.  

25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발간한 '2025년 1분기 가구의 가공식품 지출현황과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의 올해 1분기 가공식품 분야 지출액은 26만3000원으로 지난해보다 2.3% 증가했다. 물가가 오르면서 식품비도 덩달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공식품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3.0% 뛰었다. 

월평균 가공식품 소비내역을 구체적으로 뜯어보면 빵·떡류 소비가 3만1700원으로 가장 컸다. 올해 1분기 기준 빵과 떡 가격은 각각 지난해 동기보다 4.8%와 3.0% 올랐다. 이어 소비가 많은 품목으로 △건강보조식품(2만9500원) △당류·과자류(2만8800원) △기타식품(2만7500원) △곡물가공품(2만1400원)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보다 지출액 증가율이 높은 품목으로 유지류(20.6%)가 꼽혔다. 유지류는 음식에 쓰이는 기름을 부르는 말이다. 이계임·정희주 KREI 연구원은 "유지류 지출 증가는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환율이 급등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유지류 외에도 △채소가공품(7.7%) △커피·차(6.3%) △수산가공품(6.2%) △주스·기타음료(4.8%), 빵·떡류(4.2%) 등 지출액도 크게 늘었다. 

전체 월평균 식품비 지출에서 가공식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증가하고 있다. 가구당 월평균 식품비 지출액에서 가공식품 비중은 30.0%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0.5%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신선식품 지출 비중은 1.0%포인트 줄었다. 신선식품보다 가공식품 소비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날 조사에 따르면 올 1분기 식품비 지출(식료품·비주류음료, 주류, 외식비 포함)도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비 지출액은 가구당 월평균 87만7000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 펜데믹 이전인 2019년 1분기와 비교하면 6년 새 27.7% 증가한 것이다. 

가공식품 가격은 지난해 정국 혼란으로 발생한 국정 공백을 거치면서 급등했다. 지난달 통계청이 조사한 가공식품 74개 품목 가운데 지난해 11월보다 가격이 비싸진 품목은 53개였으며 가격 상승률이 5% 이상인 품목도 19개였다. △초콜릿(10.4%) △커피(8.2%) △빵(6.3%) △라면(4.7%) 등이 크게 올랐다. 기업들은 지난해 고환율과 인건비 인상 등으로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정부도 가공식품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4일 '농식품 수급·유통구조 개혁 TF'를 구성하고 착수 회의를 진행했다. 농식품부는 이 자리에서 가공식품 유통과 관련 시장을 왜곡하거나 불합리한 관행이 있는지 체계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가공식품은 필수 소비 품목으로 사소한 가격 변동에도 소비자의 체감이 클 수 있다"며 "소비자들은 '농산물과 달리 라면 등 가공식품 가격이 매번 일정하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공식품 가격이 동시다발로 오르면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은 그 이상으로 더 클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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