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항공모함 ‘프린스오브웨일스’가 이례적으로 인도태평양 지역에 배치돼 여러 다국적 훈련에 참여하면서 중국 견제에 나섰다. 한국도 방문 예정지에 포함됐다.
25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이 항공모함은 지난 23일 싱가포르에 입항했으며 호주, 일본, 한국 등을 순차적으로 방문할 계획이다. 이번 배치는 약 8개월간 이어지며 호주·캐나다·뉴질랜드·스페인 등 군함의 지원도 받을 예정이다.
2번째 항공모함인 프린스오브웨일스 호는 영국 해군이 보유한 전함 중 가장 큰 것 중 하나로, 비행갑판 크기는 축구장 3개가 들어가고도 남을 정도다. 탑승 병력은 기본 2500명에서 시작하며 최대 4500명을 넘어설 예정이다.
이 항공모함의 인도·태평양 배치는 몇 주 전 중국 항공모함 2대가 동시에 배치돼 군사훈련을 실시한 데 따른 대응 성격이 강하다. 당시 일본 정부는 중국 측에 강하게 항의한 바 있다고 BBC는 지적했다.
제임스 블랙모어 영국 해군 준장은 중국 해군과 충돌을 예상하지는 않는다면서 영국과 중국 각각이 공해에서 항해할 권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BBC에 “그들(중국 해군)이 와서 우리가 뭐 하는지 보고 싶어 할 것이 거의 틀림없다고 생각한다”며 다른 나라들 중에도 그런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프린스오브웨일스 호의 작전이 안전하고 전문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주에 중국은 영국 해군의 해상초계함 ‘스페이’ 호가 대만해협을 통과하자 이를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는 의도적 도발”이라고 비판했다.
영국은 스페이 호와 그와 동급인 자매선 ‘테이마’ 호 등 전함 2대를 인도태평양에 고정으로 배치해 순찰 임무를 수행 중이다.
BBC는 미국의 불확실한 대외 전략으로 인해 인도태평양 내 군사동맹의 안정성에 의문이 제기된 시점에 프린스오브웨일스 호의 인도태평양 배치가 이뤄진 점에 주목했다. 특히 미국이 호주·영국과 체결했던 이른바 ‘오커스 핵잠수함 동맹 협정’에 따른 핵잠수함 판매 및 기술 제공 계약을 재검토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블랙모어 준장은 그가 지휘하는 항모전단의 임무에 오커스 협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묻는 질문에 답변을 사양하면서 해당 거래가 “전적으로 정부와 정부 수준에서 다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항모전단은 7월에는 호주가 주도하고 미국 등 지역 군부가 참가하는 훈련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후 필리핀해를 거쳐 일본으로 이동해 일본의 F-35 운용 능력 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다.
그는 프린스오브웨일스 호의 인도태평양 배치는 영국이 이 지역을 전략적으로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조치라며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수호하고,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과 유럽 지역 사이 무역의 중요성을 인식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프린스오브웨일스 호는 9월에 본국으로 돌아가는 길에 호주, 말레이시아, 뉴질랜드, 싱가포르, 영국의 ‘5개국 방위 협정’(FPDA)에 따른 연례 군사훈련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 훈련에 영국 항공모함이 참가한 것은 1971년 협정 체결 이래 54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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