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노동조합이 차기 사장 인선을 두고 "정권의 입맛에 맞는 낙하산 인사에 대해 단호히 맞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KAI 노조는 7일 성명서를 통해 "강구영 사장 사임 이후, 공석이 된 사장직 인선을 둘러싼 최근의 움직임에 대해 많은 우려를 가지고 있다"며 "이번 인선은 KAI의 정체성과 생존,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의 기술 주권이 걸린 분기점인 만큼 낙하산 시도에 대해 단호히 맞서겠다"고 말했다.
특히 노조는 류광수 전 KAI 부사장을 경계했다. 노조는 "류 전 부사장은 재직 당시 KF-21 공식 행사장에서 무기업체인 타우러스를 홍보해 논란을 일으켰고, 퇴직 이후 한화로 이직했다"며 "퇴직 후에도 KAI 출신 핵심 기술 인력들의 한화 이직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단순한 퇴직자를 넘어 KAI와 한화 간 인력 이동의 연결고리가 된 정황이 있고, 사실상 기술·인력 유출의 통로 역할을 해왔다"면서 "그런 인물이 다시 사장으로 복귀하는 것은 곧 KAI를 외부 자본에 종속시키는 것이며, 기술 주권을 무너뜨리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후보로 거론되는 강은호 전 방위사업청장에 대해서도 노조는 "공공기관 수장으로서의 기본 자질조차 갖추지 못한 인물"이라고 평했다.
노조는 "그는 재임 시절 업무추진비 허위 기재, 기자들과의 부적절한 술자리 논란으로 고발된 전력이 있으며, 이미 사회적 신뢰를 상실했다"며 "과거 신뢰를 잃은 퇴직 임원들과 손잡고 복귀를 꾀하고 있다는 정황까지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승욱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대해서는"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입장이다. 노조는 "고정익 항공기 분야에 대한 직접적인 실무 경험은 부족하지만, 산업 정책에 대한 이해와 행정 안정성 등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면서 "정치적 사익보다 경영 안전성과 조직 존중을 우선하는 태도를 보인다면 노조는 열린 자세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끝으로 노조는 "이번 사장 인선이 정치 인맥, 구시대 사조직, 퇴직 낙하산 세력의 연합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면서 "이 순간부터 강도 높은 투쟁을 준비할 것이며 검증 안된 낙하산 인사가 강행된다면 즉시 총력 투쟁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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