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실적에서 쓴맛을 보면서 7세대 폴더블 라인업 흥행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사장) 어깨도 그 어느 때보다 무거워졌다. 흥행에 성공하면 어닝 쇼크로 침체된 회사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9일 오전 10시(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갤럭시 언팩 2025' 행사를 열고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Z 플립7·폴드7을 비롯해 갤럭시 워치8 등을 공개한다.
7세대 폴더블폰인 갤럭시Z 플립7·폴드7은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지난달 24일부터 삼성닷컴을 통해 접수한 사전 구매 알림 이벤트엔 16만명 넘는 잠재 고객이 몰려 높은 인기를 실감케 했다.
삼성전자는 신제품에서 더 얇고 가벼운 디자인, AI 기반 인터페이스를 핵심 변화로 내세울 것으로 관측된다. 회사 측은 "AI가 인터페이스가 돼 사용자 의도와 다음 행동을 예측하고 즉각 실행하는 새로운 경험이 시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폴드7은 두께가 접었을 때 기준 8.9㎜로 역대 삼성 폴더블폰 중 가장 얇다. 여기에 성능은 S시리즈 최고 수준인 '울트라' 모델 수준이어서 완성도를 한층 높였다.
7세대 폴더블폰 성패는 삼성전자의 하반기 실적 회복과도 직결된다. 2분기 부문별 세부 실적은 아직 발표 전이지만 시장에서는 모바일경험(MX)사업부가 2조5000억원가량 영업이익을 거두며 반도체 부진을 어느 정도 상쇄한 것으로 본다.
최근 확정된 출고가 동결도 판매량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더 얇고 더 똑똑해지면서 가격이 최소 10%는 오를 것이란 전망이 많았으나 삼성전자는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서 그간 노태문 사장이 강조해 온 폴더플폰 대중화에 힘을 실었다.
출시일인 9일은 공교롭게도 노 사장이 직무대행에 나선 지 100일째 되는 날이다. 판매 성적이 '폴더블폰의 아버지'로 불리는 노 사장에 대한 평가와 직결될 수밖에 없다. 침체된 조직 분위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반도체와 가전이 대외 악재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애플과 차별화 요소가 분명한 폴더블폰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번 언팩 행사는 단지 신제품 출시를 알리는 연례 행사가 아니라 노 사장의 승부수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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