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용카드 시장 판도가 빠르게 바뀌며 상위권 3개사(신한·삼성·현대카드)가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다. 오랜 기간 업계 1위를 지켜온 신한카드는 지난해 삼성카드의 가파른 약진에 밀려 연간 순이익 선두 자리까지 내준 데 이어 점유율에서도 바짝 추격당하고 있다. 현대카드도 점유율 확대에 핵심 전략이었던 상업자표신용카드(PLCC) 사업에서 부진을 겪으며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2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카드 국내외 개인신용판매취급액(국세·지방세 포함) 기준 점유율은 지난달 말 18.55%로 전년 동기(18.65%) 대비 줄어들었다. 반면 삼성카드(18.03%)는 1.22%포인트 끌어올리며 신한카드와 격차를 0.52%포인트까지 좁혔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양사 간 점유율 차이는 1.84%포인트에 달했다.
삼성카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한때 2위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렸던 현대카드는 17.55%로 3위로 밀려났다. PLCC 사업을 업계 최초로 시작하고,유일하게 애플페이를 도입하는 등 혁신을 강조했지만 수익성에서는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스타벅스, 배달의민족 등 현대카드의 주요 PLCC 제휴사도 이탈하고 있으며 최고경영자(CEO) 교체까지 이뤄졌다.
신한카드는 이미 지난해 약 10년 만에 연간 순이익 1위 자리를 삼성카드에 내주며 실적 측면에서도 선두를 빼앗겼다. 올해 1분기 순이익도 신한카드는 전년 대비 26.3% 감소한 1369억원을 기록한 반면 삼성카드는 3.7% 증가한 1844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점유율 격차까지 좁혀지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신한카드는 반등을 위해 PLCC 등 제휴 사업을 중심으로 새 상품을 공격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이달 초 카카오뱅크, GS리테일, 넥센타이어와 손잡고 PLCC를 연이어 선보였으며 이번 주에는 스타필드와 협업한 PLCC도 출시할 예정이다. 또 현대카드 대표 제휴 브랜드였던 '배달의민족'과도 손잡고 상품을 준비 중이다. PLCC는 충성 고객을 카드 이용자로 끌어들이고 마케팅 비용을 제휴사와 분담해 수익성 향상 효과가 큰 상품이다. 현대카드는 PLCC 전문가로 알려져 있는 신임 대표를 내정하며 PLCC 사업의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아울러 내부 체질 개선도 진행 중이다. 신한카드는 지난달 19일 반년 만에 다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인력 감축을 통해 1인당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을 줄이려는 전략이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카드 직원 수는 2443명으로 삼성카드보다 약 680명 많다. 이에 따라 삼성카드 직원 1인당 생산성은 신한카드보다 약 1.5배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상품과 서비스 차별화가 가능한 PLCC는 마케팅 협업과 고객 유치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가 창출할 수 있어 최근 특히 주력하고 있는 사업"이라며 "개인신용판매취급액 등 각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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