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는 최근 분위기가 좋다. 시즌 전체 상금이 6억원이나 증액됐다. 덕분에 올해 30개 대회 중 29개가 총상금 10억원 이상 규모로 꾸려지게 됐다. 올해 한 대회 평균 총상금은 약 11억원으로 지난해 10억7000만원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KLPGA 투어가 승승장구하는 이유는 지난 3월 20일 취임한 김상열 KLPGA 회장 리더십의 힘이라는 시선이 많다. 김 회장은 취임사에서 'KLPGA 투어의 질적 향상과 KLPGA 투어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는데 취임 4개월이 지난 시점에 벌써 결실을 내고 있다는 평가다.
김상열 회장의 리더십을 앞세운 KLPGA 투어는 하반기에 한 시즌 역대 최다 총상금 기록 경신까지도 기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노사 갈등으로 인해 계속해서 구설에 오르고 있다. 김원섭 KPGA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KPGA 임원 A씨는 지난해 부하 직원 B씨에게 장기간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저질렀다. 이후 A씨는 성남 분당경찰서, 고용노동부 성남지청 등으로부터 법적 제재를 받았다.
그러나 KPGA 노조에 따르면 사건이 공론화된 이후에도 KPGA 내부에서는 여전히 A씨에 대한 공식 징계가 내려지지 않았다. 그러다 이달 초 KPGA는 A씨가 아닌 직원 9명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어 두 명을 해고하고 네 명에게 견책, 한 명에게 경고 조치했다.
골프계에서는 KPGA 노사 갈등이 커지는 이유가 김원섭 회장의 리더십 부재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골프계 관계자는 "김원섭 회장의 행보를 보면 노사 갈등을 해결하고 싶은 생각이 있는지 의문이다. 일은 점점 커지는데 계속해서 침묵만 유지하고 있다"면서 "최측근 감싸기에만 바쁜 걸로 보일 수밖에 없다"며 의아해했다.
KPGA 노조는 지난 15일 문화체육관광부와 고용노동부에 KPGA에 대한 특별 감사 및 특별 근로 감독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KPGA 직원들이 목소리를 낸 순간, 김원섭 회장은 한국에 없었다. 해외 출장을 다니느라 바빴다. 지난 10~14일 스코틀랜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KPGA) 투어 제네시스 스코틀랜드 오픈과 17~21일 영국 북아일랜드에서 펼쳐진 디오픈 대회를 참관했다.
협회장 리더십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건 결국 협회 직원이다. 김상열 KLPGA 회장의 긍정정 영향력과 반대로, 김원섭 회장이 KPGA에 주는 부정적 영향력이 더 커지고 있다.
이제 김원섭 회장은 KPGA 직원들의 눈물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직접 나서 갈등을 봉합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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