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시장에서 경쟁하는 주요국들이 15% 상호관세 협상을 마친 상황에서 25% 상호관세율은 한국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추가적으로 투자 보따리를 풀거나 시장을 더 개방하는 카드를 울며 겨자 먹기로 꺼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3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상무부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2시간여 동안 통상 협의를 진행했다. 이날 협의에는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도 동석했다.
이번 협상에서 구 부총리를 필두로 한 한국 대표단은 기존 제안보다 진전된 수정안을 제시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한·미 관세 협상과 관련해 "감내할 수 있고 상호 호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패키지를 짜 논의를 실질적으로 많이 하고 있다"며 "(미국이) 조선 분야에 관심이 있는 만큼 심도 있는 협의를 하고 있다. 조선이 아닌 분야도 기여할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시한을 연장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 만큼 관세 불확실성이 장기화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협상과 관련한 취재진 질의에 "관세는 내일 끝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매우 부유해지고 있으며 그건 우리가 원하는 바"라고 답했다.
우리 정부가 추가 대미 투자를 약속하거나 미국 측에서 요구하는 비관세 장벽 해소를 제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미국 시장에서 한국과 수출 품목이 겹치는 일본과 유럽연합(EU) 등이 15% 상호관세율로 관세 협상을 마무리했다. 수출 중심 국가인 한국 입장에서 다음 달 1일부터 적용되는 25% 상호관세가 산업과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농산물을 중심으로 한 시장 개방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이에 김 실장은 "한·미는 상호 호혜적인 결과를 내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농축수산물이 가진 민감성에 대해 정부가 충분히 알고 있는 만큼 국익에 최우선이 되는 방향으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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