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이 정부의 정밀 지도 국외 반출 결정을 앞두고 국내 보안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림 처리된 위성 사진'을 구매하겠다고 5일 밝혔다. 한국에서 구글 지도 길찾기와 내비게이션 기능을 도입하고, 지도 데이터 해외 처리에 대한 논란을 없애기 위해서다.
구글은 5일 블로그 게시글을 통해 "한국에서도 구글 지도의 길찾기 기능이 제공될 수 있도록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의 중"이라며 "정부의 보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원본 단계에서 가림 처리된 위성 이미지를 구매·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글 지도 위성 사진은 직접 촬영이 아닌 디지털글로브, 플래닛랩스 등 상업용 공급업체에서 구매한 데이터다. 필요 시 정부 승인 상태의 가림 처리 이미지를 국내 파트너사로부터 구입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구글은 이번 반출 요청이 군사 기지 등 보안시설 정보 노출 우려가 큰 1:1000급 고정밀 지도가 아닌, 이미 민감 정보가 제거된 1:5000 축척 국가기본도임을 강조했다.
이 데이터는 국토지리정보원(NGII)에서 제작·배포하며, SK티맵·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내비게이션 업체도 동일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구글은 "1:2만5000 지도만으로는 복잡한 도심에서 정밀한 길 안내 구현이 불가능하다"며 반출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구글은 길찾기·내비게이션 기능을 위해서는 단순 지도 표시 이상의 대규모 연산과 경로 탐색이 필요하며, 실시간 교통 상황과 수많은 경로 조합, 전 세계 20억 명의 동시 요청을 처리하려면 글로벌 데이터센터의 컴퓨팅 파워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지도 데이터의 해외 저장과 처리 불가피성을 말했다.
정부는 8일 관계부처 협의체를 열어 구글의 국가기본도 반출 요청을 재논의할 예정이다. 당초 5월 결정을 내릴 계획이었으나 한미 통상 협상과 정상회담 일정을 고려해 두 차례 연기됐다.
구글은 2011년과 2016년에도 지도 반출 요청을 했으나 보안 우려로 불허됐으며, 이번에는 보안 맞춤형 위성사진 구매와 블러 처리라는 현실적 해법을 제시하며 정부 설득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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