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은 ‘아프면 치료’에서 ‘미리 관리’로 건강 관리의 패러다임이 분명히 이동한 해였습니다. 치과도 마찬가지입니다. ‘아파서 가는 것이 아니라, 아플까 봐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 해를 마치며 다이어리 수첩과 가계부를 정리하듯, 치아도 분명히 1년 치 성적표를 남깁니다. 다만, 이 성적표는 연말이 아니고, 치과의 치료대 위에서야 공개가 됩니다.
올해를 마무리하며 다음 다섯 가지의 관리 기준을 돌아보고 스스로 성적을 매겨보세요. 첫째, 올해 치과 정기검진을 받았는가. 치과 검진은 불편감이 없어도 6개월~1년에 한 번이 필수입니다. 이때, 육안상으로 시진만 하지 말고 파노라마 방사선 사진을 찍어서 치아 전체와 치조골 등의 이상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스케일링을 했는가. 만 19세 이상의 대한민국 국민에게 나라에서 연 1회 보험을 적용해 주는 스케일링은 선택이 아니고 필수입니다. 셋째, 증상이 없어도 점검했는가. 치과는 아플 때 가면 늦습니다. 진료실에서 제일 많이 듣는 이야기는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입니다. 공통점은 모두 증상이 기준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넷째, 미뤘던 치료를 정리했는가. 치과의 특성상 치료를 늦추면 그사이에 질병의 정도는 점점 심해집니다. 충치든 잇몸치료든, 혹은 발치만 하고 후속 보철물을 해 넣지 않았다면 어서 치료를 다시 시작하세요. 다섯째, 내년을 위한 치과 계획이 세워져 있는가. 올해의 관리 성적이 좋았다면 내년에도 유지관리만 하게 될 것이라는 등의 계획이 섭니다. 혹은 올해 못다 한 치료를 해야 하는지, 내년의 치아 관리에 대한 청사진을 각자가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충치와 잇몸병은 모두 조용합니다. 그저 씹을 때 조금 불편한 것도 같고, 양치를 하면서 피가 조금 나는 것 같고, 전보다 입냄새가 조금 더 나는 것 같은 증상의 느낌일 뿐이죠. 그래서 대개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조용한 방치’가 쌓여서, 이미 치과에 왔을 때는 무서운 결과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아프면 이미 늦어서 그때의 치료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고, 비용과 시간, 부담이 커집니다.
“아프면 가는 병원은 치료의 시작이고, 미리 가는 병원은 선택권의 시작이다.”
올해 저에게는 가장 기억에 남는 한 마디입니다. 올해를 정리하고 다가오는 새해를 맞으며 거창한 결심 대신, 최소한의 관리를 실천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2026년의 치아 성적은, 지난 성적표를 확인하고 내년의 질문에 답하는 순간 이미 점수가 오르고 있을 것입니다.
◆유슬미 D.D.S.(Doctor of Dental Surgery)
서울대학교 치의학 전문대학원 석사
보건복지부 통합치의학 전문의
현 치과의사 겸 의료 전문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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