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사설 | 기본·원칙·상식] 산림청장의 음주운전 퇴진…공직 기강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다

산림을 책임지는 수장이 도로 위에서 법을 어겼다. 김인호 산림청장이 음주 상태로 운전하다 사고를 내 직권면직됐다. 임명 6개월 만이다. 신호를 위반해 차량 두 대를 잇따라 들이받았고,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정지 수준으로 확인됐다. 다행히 큰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공직자의 음주운전은 결과 이전에 그 자체로 중대한 신뢰 훼손이다.

음주운전은 단순한 교통법규 위반이 아니다. 타인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잠재적 범죄다. 더구나 국가 행정을 책임지는 고위공직자라면 법 준수는 선택이 아니라 전제다. 법을 집행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법을 가볍게 여겼다는 점에서 사안은 더욱 엄중하다. 중대한 현행법 위반이라는 대통령의 판단과 직권면직 조치는 원칙의 차원에서 불가피했다.

공직 사회에서 반복되는 일탈은 대개 ‘개인의 실수’로 축소된다. 그러나 국민 눈에는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공직 전체의 기강으로 비친다. 특히 새 정부 출범 이후 얼마 안돼 벌어진 일이어서 공직자 윤리 의식에 대한 더욱 철저한 국민적 요구가 나올 수밖에 없다.

엄정한 조치가 일회성 경고에 그쳐서는 안 된다. 고위직일수록 사적 영역에서도 더 높은 기준을 적용받는다는 인식이 분명해야 한다. 음주운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제도화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윤리 교육과 상시 점검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공직 기강은 구호로 세워지지 않는다. 일관된 기준과 예외 없는 집행이 있을 때만 유지된다.

이번 사안에서 다행히 큰 인명 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행정은 ‘사고가 작았다’는 안도감 위에 설 수 없다. 국민은 결과가 아니라 태도를 본다. 법을 지키는 정부, 스스로에게 더 엄격한 공직 사회를 요구한다. 이번 조치가 공직 사회 전반에 경종이 되기를 바란다. 기본과 상식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국민 신뢰를 지키는 길이다.
 
세종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김인호 산림청장이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부농촌진흥청·산림청-고용노동부 업무보고에서 부처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251211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세종=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김인호 산림청장이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부(농촌진흥청·산림청)-고용노동부 업무보고에서 부처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25.12.11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