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뷰]장동혁 지도부, 현실을 직시하라…서울을 잃으면 끝이다

김두일 정치사회부 선임기자
김두일 정치사회부 선임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유는 분명하다. 당의 노선이 지금처럼 가서는 선거를 이길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오 시장은 "당 노선 정상화라는 선결 과제를 풀지 않는 이상 후보 접수와 경선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했다. 한마디로 지금 국민의힘의 정치적 방향으로는 선거를 치러도 패배가 뻔하다는 경고다.
 그런데 정작 당 지도부의 반응은 어딘가 엇박자다. 당의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가 공개적으로 위기 신호를 보내고 있는데도 지도부는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일부에서는 오세훈 시장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은 상황 자체를 정치적 압박으로만 해석하며 상황을 가볍게 보는 분위기마저 있다. 그러나 지금 벌어지는 일은 단순한 정치적 신경전이 아니다. 보수 정치의 생존 문제에 걸린 사안이다.
 서울시장 선거는 단순한 지방선거가 아니다. 수도 서울은 정치적 상징이며, 전국 정치 지형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다. 만약 서울을 잃는다면 그 충격은 단순히 한 자리의 패배로 끝나지 않는다. 수도권 기초단체장 선거와 서울 25개 자치구청장, 시·구의원 선거까지 연쇄적으로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보수 정치의 지방 기반은 사실상 붕괴에 가까운 타격을 입게 된다.
 그래서 더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 국민의힘에서 서울시장 선거를 치러 이길 수 있는 후보가 과연 누구인가. 정치라는 것은 결국 경쟁이다. 선거는 명분이 아니라 표로 결정된다. 냉정하게 말해 보자. 오세훈을 능가할 후보가 국민의힘 안에 있는가. 서울에서 이미 행정 경험을 쌓았고, 전국적 인지도를 갖고 있으며, 정책 성과까지 갖춘 정치인이 과연 한 명이라도 있는가. 눈을 씻고 봐도 오세훈만큼 경쟁력을 가진 인물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 정치권의 공통된 평가다.
 그럼에도 당 지도부가 이 상황을 제대로 읽지 못한다면 그것은 정치적 오판을 넘어 정치적 무책임에 가깝다. 정치 지도부가 해야 할 일은 내부 권력 계산이 아니라 선거 승리 전략을 만드는 일이다. 그러나 지금 국민의힘 지도부를 둘러싼 분위기를 보면 선거보다 당권 계산이 앞서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온다.
 특히 장동혁 대표 체제에 대해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의심은 간단하지 않다. 지방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당내 권력 기반을 유지하고, 이어지는 전당대회에서 다시 당권을 확보해 장기적으로 당을 장악하려는 정치 계산이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만약 그런 계산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그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선거에서 패배한 정당이 내부 권력만 쥐고 있다고 해서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착각에 불과하다. 
 정치는 현실이다. 현실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선택이다.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정당은 어떤 명분도 유지하기 어렵다. 서울을 잃는다면 국민의힘은 정치적으로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그 이후에 남는 것은 당내 권력 다툼뿐일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종종 이런 말을 한다. "하수는 내부 싸움을 하고, 고수는 외부 싸움을 한다." 지금 국민의힘 지도부가 해야 할 일은 내부 권력 게임이 아니라 외부 정치 경쟁이다. 국민과 싸워 이겨야 할 선거를 앞두고 당 안에서 계산기를 두드리는 모습이 보인다면 그것은 정치의 기본을 잊은 행동이다.

 정치는 때로 냉정한 결단을 요구한다. 지금 국민의힘 지도부가 해야 할 선택도 마찬가지다. 당의 경쟁력을 높일 것인가, 아니면 내부 권력 계산 속에 시간을 허비할 것인가. 그 선택의 결과는 곧바로 선거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선거는 명분이 아니라 승부다. 이길 수 있는 후보를 세우는 것이 정치의 기본이다. 서울이라는 정치의 중심에서 승부를 포기하는 순간 보수 정치의 기반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장동혁 지도부가 지금 해야 할 일은 간단하다. 당의 노선을 바로잡고,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가 당당하게 선거에 나설 수 있는 길을 여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정당 지도부가 해야 할 최소한의 책임이다. 서울을 잃고 나서 당권을 잡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정당은 권력 조직이기 전에 국민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정치 조직이다.
 지금 국민의힘 앞에는 하나의 질문이 놓여 있다. 서울을 지킬 것인가, 아니면 내부 권력 계산 속에 스스로 패배의 길을 선택할 것인가. 그 답은 결국 장동혁 지도부의 선택에 달려 있다. 정치에는 시간이 많지 않다. 현실을 직시하고 이성을 찾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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