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AI 위협] 초등생부터 체계적 교육...'주체사상'과 결합, 충성도 높은 사이버인재 육성

금성학원 단지 안뜰에 있는 벽화에는 김일성과 김정은이 미소를 지으며 컴퓨터를 다루는 학생들 옆에 함께 그려져 있다 사진DTEX 보고서
금성학원 단지 안뜰에 있는 벽화에는 김일성과 김정은이 미소를 지으며 컴퓨터를 다루는 학생들 옆에 함께 그려져 있다. [사진=DTEX 보고서]


북한이 AI 응용에서 강점을 가진 이유는 초등생부터 시작하는 체계적인 인재 양성이 배경이다. 주체사상과 결합된 AI 교육은 북한 당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국가에 절대 충성하는 대규모 사이버·AI 전문가 양성으로 이어진다. 
 
12일 미국의 싱크탱크 스팀슨 센터 산하의 38노스 프로그램에 따르면 북한의 중·고등학교 과정에는 AI프로그램이 포함된다.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사이버 인재 양성을 강조한 2018년 전후로 이 같은 교육과정이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과학·수학 분야에서 잠재력을 보이는 학생들을 초등학교 단계부터 체계적으로 선발한다. 교육 방식은 계층적 파이프라인으로 설계됐다. 초등학교에서 과학 영재를 식별하면 바로 중·고등학교 전문 트랙으로 이관하는 식이다. 대표적인 특수 학교가 평양의 금성학원이다.

여기서는 중학생들이 기본 프로그래밍, 알고리즘, 데이터 처리 기술을 배우고, 고등학생들은 강화학습(RL), 유전 알고리즘(GA), 딥러닝 네트워크(DNN) 기반 프로젝트를 직접 수행한다. 중학생들은 정기 코딩대회를 열어 경쟁하고, 고등학생들은 실제 DNN 모델을 설계·훈련하며 성능을 평가받는다.

우수자는 대학 진학 우선권은 물론, 가족 전체에 평양 이주, 식량 배급 증량, 특권 주택 배정 등 실질적 혜택이 주어진다. 이러한 반복 경쟁과 물질·정치적 보상 체계가 충성심 높은 ‘국가 자산’형 AI 인재를 대량 생산하는 핵심 동력이다.

지난해 11월에는 평양 낙랑구역에 북한 최초의 K-12 통합 AI 학교(전진고급중학교)가 개교해 화제를 모았다. 김정은의 직접 관심을 받은 이 학교는 로봇 교사, AI 스마트 교실, AR·홀로그램 학습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한 곳에서 AI 기반 맞춤형 교육을 실시한다.
 
대학 단계로 넘어가면 본격적인 실전형 AI 인재 양성이 시작된다. 김일성종합대학에는 2014년 첨단기술개발원이 설립된 이후 2018년부터 AI 전공과 연구센터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인공지능학부와 인공지능기술연구소가 공식 개편됐으며, 지난달에는 이 연구소가 ‘2025년 10대 최우수 정보기술기업’으로 선정됐다.

연구소는 음성인식 ‘룡남산’, 다국어 기계번역 ‘룡마’, 얼굴인식, 자연어처리 등 실용 기술을 주도한다. 김책공업종합대학도 공학 특화 AI 연구소 다수를 운영하며, 국제 대학생 프로그래밍 경시대회(ICPC)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기도 했다.
 
교육 내용은 철저히 실전 지향적이다. 학생들은 이론 수업보다 워게이밍 시뮬레이션에서 AI를 적용해 전투 전략을 최적화하거나, 핵연료 조합을 유전 알고리즘으로 최적화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이는 곧 군사 영역으로 직결된다. 2025년에는 AI 기반 자폭 드론, 무인 전투 시스템 개발이 가속화됐고, 해외 파견도 핵심 과정이다. 중국·러시아 대학으로 학생과 연구자를 보내 기술을 습득한 뒤 귀국하면 바로 정찰총국 산하 227연구소나 APT 그룹에 배치된다.
 
국가적으로 AI와 주체사상의 결합은 김정은 시대의 ‘정보화 혁명’으로 설명된다. 주체사상은 AI를 ‘인민 대중의 창조력’으로 재해석하며, 모든 데이터 수집을 국가 의무로 규정한다. 최근에는 생성형 AI 연구도 초기 단계지만 빠르게 진행 중이며, 저사양 환경에 최적화된 초경량 모델 개발이 북한 AI의 독특한 강점으로 꼽힌다.
 
박춘식 아주대 사이버보안학과 교수는 “북한 사회에서 IT인재는 높은 지위를 보장 받으며, 국가의 풍부한 지원 하에 육성된다”며 “한국의 엘리트 체육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특정 분야에서 한국이 북한에 따라잡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공산주의 식의 엘리트 교육은 불가능하지만 최소한 국내 IT인재가 더 나은 처우를 받을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엘리트들을 의대로만 보낸다면 IT전쟁에서 북한에게도 밀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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