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무대 '빅 마더'…"투명한 사회, 얻는 것만 있을까요?"

  • "미디어 환경과 알고리즘 감각하길"

  • 3월 30일부터 4월 2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빅마더 포스터 사진세종문화회관
빅마더 포스터 [사진=세종문화회관]

"투명하게 공개되는 사회에서는 얻는 것도 있지만, 잃는 것도 있지 않나란 생각이 들었어요."

서울시극단의 '빅 마더' 무대는 스크린과 투명한 유리로 구성된다. 관객은 등장인물의 몸짓과 목소리는 물론, 정치 상황이 실시간으로 투영되는 화면 모두를 들여다볼 수 있다. 감춰진 것 없이, 모든 것이 노출된다. 등장인물 각각의 내밀한 사연부터 '빅 마더'를 꿈꾸는 권력자들을 포착하는 설정을 통해 관객들은 자연스레 '투명성'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빅마더'의 이준우 연출은 30일 프레스콜 이후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관객들이 우리를 둘러싼 미디어 환경과 데이터 시대의 알고리즘을 감각하고 경험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작업했다"고 말했다.   

'빅 마더'는 프랑스 극작가 멜로디 무레의 화제작으로, 정치, 미디어, 빅데이터가 결탁한 현대 사회의 구조를 스릴러 형식으로 풀어낸다. 거대 권력의 음모를 폭로하려는 기자들의 사투를 통해 투명성을 가장한 통제, 데이터 감시, 여론조작이 일상화된 사회에서 진실이 작동하는 방식을 집요하게 추적한다.

이준우 연출은 원작에 담긴 프랑스식 유머를 줄이는 대신 알고리즘에 대한 문제 의식을 더 넣었다. 그는 "알고리즘을 통해 검색한 것, 구매한 것 등이 추천되곤 하는데, 우리가 욕망하는 것까지 끌려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보고, 생각하고, 꿈꾸는 것들이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게 아닌, 알고리즘이 이끌어낸 게 아닌가 싶었다"며 "알고리즘으로 인해 각자가 믿고 싶은 것만 믿으면서, 결국에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점점 더 만나기 힘든 세상이 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고 덧붙였다. 

극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일론 머스크, 제프리 엡스타인 등을 연상시키는 장면들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이 연출은 "정치 부분을 의도적으로 풀 생각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정치 뉴스보다 해괴한 줄거리의 드라마에 빠진 등장인물, 이성보다는 눈물에 호소하는 등장인물 등을 거론하며 "관객들이 진실보다 감정에 호소하는 미디어 영상들이 왜 더 호소력이 있는지에 대해 점검해보면 좋겠다"고 답했다.  

다만, 극이 흐를수록 알고리즘보다는 저널리즘이 무게있게 다뤄진다. 이 연출은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답했다.

"현실 타협적인 국장인 오웬, 아버지의 인정을 받기 위해 기사를 쓰는 쿡, 남자친구를 잃은 후 기계처럼 일하는 줄리아, 정치보다 기후위기에 관심 두는 케이트 등 4명의 기자가 각자의 가족 관계나 사연으로 허우적대죠. 그러다가 극 중반을 넘어서야 기자들이 사건을 마주하고 일을 시작해요. 저널리즘에 대한 이야기로 끝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공연은 3월 30일부터 4월 2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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