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통과료 배럴당 1달러 검토…유조선 1척에 30억원

  • 이란 의회 승인 단계 진입…통행료·허가제 법제화 수순

  • 선박 정보 사전 심사 뒤 선별 통과…글로벌 원유 수송망 불안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과 충돌 중인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에 대한 통제와 통행료 부과를 사실상 제도화하는 수순에 들어갔다. 유조선에는 적재량 기준의 거액 통행료를 매기고, 국가별로 통과 조건을 달리하는 선별 허가 체계가 윤곽을 드러내면서 글로벌 원유 수송망 불안이 커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 운영사로부터 선박 소유 구조와 화물 명세, 목적지, 승무원 명단,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정보 등을 제출받아 심사한 뒤 통과 여부를 결정하는 체계를 운용하고 있다.
 
관련 자료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된 중개 회사를 거쳐 혁명수비대 측으로 전달되며, 심사를 통과한 선박에는 통과 코드와 항로 지침이 부여된다. AP는 로이즈리스트인텔리전스 분석 등을 인용해 승인된 선박이 이란 영해 쪽 항로로 이동하는 흐름이 확인된다고 전했다.
 
통행료 부과도 일부 현실화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유조선의 경우 협상 시작가가 통상 배럴당 1달러 수준이며 결제는 위안화나 스테이블코인(가격 변동성을 낮추기 위해 달러 등 자산 가치에 연동한 가상자산)으로 이뤄진다고 보도했다.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적재량이 통상 200만배럴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회 통과 비용이 200만달러(약 30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계산이다. AP는 최소 2척이 실제로 위안화로 비용을 냈다고 전했다. 다만 배럴당 1달러와 스테이블코인 결제는 아직 블룸버그의 소식통 보도 단계다.
 
이란 내부에서는 이를 법으로 굳히려는 움직임도 확인된다. AP는 혁명수비대와 가까운 매체 보도를 인용해 이란 의회가 호르무즈 해협 통제와 수수료 징수를 공식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와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지난달 29~30일 이란 의회가 통행료 부과 계획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현재까지 공개적으로 확인된 것은 의회 승인과 법제화 추진 단계다. 세부 요율과 결제 수단까지 공식 법령 문안으로 대외 공개된 상태는 아니다.
 
이란이 국가별로 통과 조건을 달리 적용하고 있다는 신호도 나온다. 로이터는 이란이 중국 선박에 안전 통과를 보장했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중국 선박 2척이 회항했고, 일부 인도·태국 선박만 제한적으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미국 측은 불법 통행료를 막는 것이 우선 과제라고 밝혔고, 걸프 국가들과 해운업계도 항행 자유 훼손 가능성을 문제 삼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2024년 기준 하루 평균 2000만배럴의 원유와 석유제품이 지나는 핵심 수송로다. 이는 전 세계 석유류 소비의 약 20% 수준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 해협을 통과하는 물량이 세계 해상 원유 거래의 약 25%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이 통행 통제를 일시적 위협이 아니라 상시 과금 체계로 굳히면 국제 유가와 해상 보험, 중동산 원유 조달 비용 전반에 구조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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