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 시장은 반등했다.
코스피는 10일 5858.87로 마감하며 전장 대비 80.86포인트(1.40%) 상승했다. 장중에는 5918.59까지 올라섰다. 외국인은 1조3억원을 순매수했고, 환율은 1482.5원으로 전날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숫자만 보면 시장은 안정을 되찾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시장은 웃었을 뿐, 안심하지는 못했다.
이번 반등의 배경은 분명하다. 미국과 이란이 11일 협상 테이블에 앉을 예정이라는 점, 이스라엘과 레바논 역시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점이 ‘전쟁 확산’ 대신 ‘휴전 기대’로 해석됐다. 시장은 위험을 제거한 것이 아니라, 위험의 강도를 낮춰 반영했을 뿐이다. 전쟁이 끝난 것이 아니라, 전쟁의 형태가 바뀐 것이다.
이 차이는 중요하다. 위기가 사라진 것과 잠시 가격에 덜 반영된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금리 역시 같은 구조를 보여준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일곱 번째 연속 동결이다. 표면적으로는 ‘변화 없음’이지만 실제 의미는 다르다. 물가는 오르고 있고, 성장률은 둔화되고 있다.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2%로 상승했고, 기대 인플레이션은 2.7%까지 높아졌다. 반면 성장률은 당초 전망치 2.0%를 하회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물가는 위로, 성장은 아래로 향하는 구조다.
이 상황에서 금리는 움직일 수 없다. 내리면 환율과 물가를 자극하고, 올리면 경기와 내수를 더 압박한다. 그래서 지금의 금리는 정책적 선택이라기보다 ‘정지 상태’에 가깝다. 중앙은행이 움직이지 못한다는 사실 자체가 시장에는 또 다른 불확실성으로 작용한다.
지난주 시장을 흔든 변수는 세 가지였다. 중동 리스크, 경기 신호, 그리고 금리였다. 중요한 것은 이 세 가지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지 않았다는 점이다. 중동 리스크는 완화 기대 속에 반등 요인이 됐고, 금리는 동결됐지만 부담은 남아 있으며, 경기 신호는 긍정과 우려가 동시에 존재했다. 그래서 시장은 상승하면서도 불안했고, 안정되는 듯 보이면서도 쉽게 방향을 잡지 못했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일시적인 이벤트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금 세계 경제는 구조적으로 바뀌고 있다. 하나는 플랫폼 중심의 산업 재편이고, 다른 하나는 지정학 리스크의 상시화다. 이 두 흐름은 따로 움직이지 않는다. 오히려 서로를 강화하며 시장의 변동성을 키운다.
플랫폼 경쟁은 이미 산업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제품 경쟁력이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데이터와 고객 접점, 서비스 연결이 경쟁력을 좌우한다. 기업은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를 묶는 구조를 만든다. 이 구조에서는 한 번 뒤처지면 격차를 좁히기 어렵다.
반면 중동 리스크는 에너지 가격과 환율, 공급망을 통해 즉각적인 영향을 준다. 특히 한국처럼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경제에서는 그 충격이 더 크게 전달된다. 전쟁은 끝나지 않는다. 다만 형태를 바꿔 반복될 뿐이다.
여기에 내수라는 변수가 더해진다. 외부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 장치가 바로 내수다. 그러나 최근 흐름을 보면 소비와 투자 모두 신중해지고 있다. 고금리와 가계부채, 투자 위축이 겹치면서 내수의 회복력은 기대보다 약한 모습이다.
외부 충격은 피할 수 없다. 그러나 내부가 약하면 충격은 그대로 전달된다.
그래서 지금 시장은 숫자와 체감이 엇갈린다. 지수는 오르지만 확신이 없고, 금리는 멈췄지만 불안은 커지며, 환율은 안정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숫자는 안정을 말하지만, 구조는 불안을 말한다.
결국 질문은 하나로 모인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가. 지수인가, 아니면 구조인가.
지수는 하루 만에 바뀐다. 그러나 구조는 몇 년에 걸쳐 바뀐다. 지금 시장을 이해하려면 숫자보다 그 숫자를 만들어내는 구조를 봐야 한다.
이번 주 시장은 예측 가능한 변동성이었다. 그러나 앞으로의 시장은 구조적 불확실성 위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플랫폼은 계속 확장되고, 에너지는 계속 불안하며, 내수는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작동하는 한 시장은 한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지금은 방향을 맞출 때가 아니라 방향을 읽어야 할 때다. 그리고 그 방향은 이미 숫자 속에, 그리고 숫자 뒤에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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