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트럼프 행정부 두렵지 않아"…트럼프는 예수 이미지 올렸다가 '삭제'

  • "평화·화해 모색 노력 결코 피하지 않을 것"

  • 보수 기독교계서도 반발 확산…"신성모독" 비판 잇따라

사진트럼프 트루스소셜 갈무리
[사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 계정 게시물 갈무리]

교황 레오 14세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교황은 진화에 나서면서도 비판 기조를 이어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예수에 빗댄 이미지를 올렸다가 삭제하며 논란을 키웠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알제리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전능하다는 망상'에 대한 비판이 트럼프 대통령이나 누구를 직접 공격하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 말을 트럼프 대통령이 하려 했던 일과 같은 선상에 놓는 것은 복음의 메시지를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논쟁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모든 이들이 평화와 화해의 방법을 찾고 전쟁을 피할 길을 모색하도록 하는 일을 절대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양측 갈등은 최근 중동 전쟁과 관련한 교황의 공개 발언을 계기로 급격히 고조됐다. 교황은 기도회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하느님은 어떤 전쟁도 축복하지 않는다"며 "전능에 대한 망상"이 전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성경을 인용해 "전쟁을 벌이는 이들의 기도는 거부당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괜찮다고 생각하는 교황은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백악관에 없었다면 레오는 바티칸에 있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자신을 예수에 비유한 듯한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를 소셜미디어에 게시했다.

해당 이미지는 흰 옷과 붉은 망토를 착용한 채 병든 인물의 이마에 손을 얹고 있는 모습으로, 주변에는 성조기와 자유의여신상, 흰머리독수리 등 미국 상징물이 배치돼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 주변에는 광채가 표현됐고 왼손에는 빛나는 물체를 들고 있는 모습이었다.

별도의 설명 없이 게시된 이 이미지에 대해 스스로를 예수에 빗댄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졌다. 보수 개신교 작가 메건 배샴은 "대통령이 재밌자고 한 건지 약물에 취했던 건지 모르겠고 이 터무니없는 신성모독을 어떻게 해명할 건지 모르겠지만 게시물을 즉각 내리고 미국 국민과 하나님에게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백악관 인사들과 가까운 보수 기독교 팟캐스터 이사벨 브라운도 "솔직히 역겹고 용납할 수 없는 게시물"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해온 또 다른 보수 기독교 팟캐스터 마이클 놀스도 게시물을 내리라고 촉구했다.

국제사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안사통신에 따르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교황을 향해 한 발언은 용납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교황은 가톨릭 교회의 수장이며, 평화를 촉구하고 모든 형태의 전쟁을 규탄하는 것은 지극히 정당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결국 해당 게시물은 게시 약 12시간 만에 삭제됐다. 삭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과 만나 해당 게시물이 자신이 직접 올린 것이라고 인정하면서, 의사의 역할을 하는 자신을 묘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게시물 삭제 이유에 대해서는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지만, 핵심 지지층인 보수 개신교계에서까지 반발이 확산되자 정치적 부담을 느낀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주변 인사들의 권고가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구성한 종교자유위원회 회의가 예정돼 있으며 폴라 화이트-케인 목사와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 티머시 돌런 추기경 등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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