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회 백상예술대상 후보 발표 후 가장 큰 파장은 수상 유력작이 아닌 '부재'에서 나왔다.
남자 예능상 후보는 곽범, 기안84, 김원훈, 이서진, 추성훈이 이름을 올렸고 예능 작품상 후보에는 '극한84', '신인감독 김연경', '우리들의 발라드', '직장인들 시즌2',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2'가 올랐다. 다만 올해에도 엄청난 파급력을 떨친 유재석과 그의 출연작은 주요 후보군에서 모두 빠졌다. 이에 '유재석 패싱 논란'이 불거졌고, 팬들은 즉각 성명문을 내고 기준 공개를 요구했다.
백상예술대상은 방송 부문 심사 대상을 지상파·종편·케이블·OTT·웹 콘텐츠로 두고 있고, 예능 부문은 제59회부터 웹 콘텐츠까지 포함해 심사하며 예능상 역시 출연자와 크리에이터를 심사 대상으로 삼는다. 또 "전문성과 공정성을 최우선 가치에 두고 엄격한 심사를 진행, 후보를 선정한다"고 명시한다. 플랫폼 확장을 선언한 건 백상예술대상이고, 그렇다면 플랫폼 간 비교 원칙에 대한 질문이 나오는 것도 자연스럽다.
이번 후보군을 보면 예능상 남자 부문과 작품상 모두가 '기존 톱스타의 무게'보다 현재의 캐릭터성, 포맷의 선명함, 플랫폼 확장성, 새 얼굴의 약진 쪽에 무게를 둔 인상이다. 전혀 이해 불가능한 방향은 아니다. 이번 후보 명단은 '유재석을 빼기 위한 억지'라기보다, 올해 심사위원단이 무엇을 더 가치 있게 봤는지를 드러내는 결과일 수 있다. 다만 그 판단이 어떤 기준 위에 서 있는지 설명이 부족하니 논란이 커진 것이다.
이런 상황 속 팬덤의 성명문은 특정 스타를 반드시 뽑으라는 항의와는 다르다. 절차적 설득력을 요구하는 질문이다. 백상예술대상이 해야 할 일은 후보 한 명 한 명의 탈락 사유를 공개하는 게 아니다. 대신 웹과 TV, 장수형 프로그램과 시즌제 프로젝트, 스타성과 포맷 실험성을 어떤 원칙으로 비교하는지 정도는 더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
결국 이번 논란을 '백상예술대상의 횡포'로 단정하는 것도, '유난스러운 팬덤 반응'으로 축소하는 것도 성급하다. 심사 기준의 가시성이 부족했을 뿐이다.
시상식의 권위는 '우리가 뽑았으니 따르라'에서 나오지 않는다. '시끄러우니 해명하겠다'에서도 나오지 않는다. 권위는 납득 가능한 절차와 끝까지 지켜낸 독립성 사이의 균형에서 생긴다. 유재석 패싱 논란은 그 균형을 시험하는 사건이다. 백상예술대상이 답해야 할 건 '유재석 개인'이 아니라, 지금의 예능을 어떤 잣대로 평가하고 있는지다. 그 답을 내놓지 못한다면 이번 논란은 시상식 스스로 쌓아 올린 불신의 기록으로 남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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