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의 국가 사적 다호리 고분군에서 원삼국시대로 추정되는 새로운 형태의 목관과 청동거울, 칠기 등이 확인되면서 고대 영남권 지배집단의 장례문화와 사회상을 다시 들여다볼 단서가 확보됐다.
창원특례시는 오는 21일 다호리 고분군 발굴조사 현장을 공개하고 전문가 학술자문회의와 시민 대상 공개회를 연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국가유산 보수정비사업'의 일환으로 2025년부터 본격 추진됐다. 지난해 4월 국가유산청으로부터 매장유산 발굴 허가를 받아 착수했으며, 경남연구원이 조사를 수행했다.
다호리 고분군은 영남지역 고대 국가 형성의 출발선을 보여주는 대표 유적으로 꼽힌다. 1988년 국립중앙박물관이 첫 학술발굴조사를 벌인 뒤 같은 해 9월 국가 사적으로 지정됐다. 특히 당시 1호분 목관묘에서는 한반도에서 가장 이른 시기의 붓이 확인돼, 고대 문자의 사용과 문자생활을 보여주는 상징적 유적으로 평가받아 왔다. 이번 조사는 그 다호리의 위상을 다시 확인하는 후속 성격을 띤다.
이번 발굴의 핵심은 1988년 확인된 통나무 목관과는 다른 형태의 원삼국시대 목관이 비교적 온전한 상태로 출토됐다는 점이다. 시에 따르면 이 목관 내부에서는 청동거울과 제사용으로 추정되는 칠기가 함께 확인됐다.
이는 당시 피장자의 위계와 장례 절차, 부장품 구성 방식을 복원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다. 현장에서는 이번 목관의 보존 상태를 두고 원삼국시대 발굴 사상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는 이를 바탕으로 당시 피장자의 위계와 부장 방식을 입체적으로 복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정밀 분석 결과에 따라 기존의 고대사 통설을 보완할 학술적 근거가 마련될 전망이다.
다호리 고분군이 특정 시기에 국한되지 않고 수백 년간 이어진 '역사의 적층 공간'임이 확인된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원삼국시대의 소뿔모양 손잡이 항아리와 철기류 외에도 통일신라시대 금동불상, 고려시대 건물지 등 유물 250여 점이 출토됐다. 이는 원삼국부터 고려에 이르기까지 이 일대가 장기간 활용된 상징적 장소였음을 보여준다.
이 대목에서 이번 발굴은 ‘유물 다수 출토’라는 의미로만 해석하기 어렵다. 다호리 유적은 한국 고대사 연구에서 이미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 왔지만, 목관과 부장품, 후대 유구가 함께 확인되면서 연구 범위는 한층 입체적으로 넓어지게 됐다. 원삼국시대 장례문화의 구체적 양상뿐 아니라, 해당 공간이 이후 시대에 어떤 방식으로 인식되고 활용됐는지까지 파악할 수 있는 단서가 확보된 셈이다.
다만 사실관계상 분명히 구분할 부분도 있다. 이번 기사에서 확인되는 사실은 △창원시가 21일 현장공개회와 학술자문회의를 연다는 점 △조사가 2025년부터 추진돼 지난해 4월 발굴허가 후 진행됐다는 점 △새로운 형태의 원삼국 목관과 청동거울·칠기, 각종 토기·철기·금동불상·기와·건물지 등이 확인됐다는 점 △출토 유물이 250여 점이라는 점이다.
반면 이 발견이 학계에서 어느 정도까지 기존 통설을 바꿀지, 또는 “첫 사례”가 어느 범위의 비교 연구를 전제로 하는지는 향후 공식 보고서와 전문가 검증이 뒤따라야 한다.
결국 다호리 고분군의 이번 조사는 “창원에 이런 유적이 있다”는 지역 홍보 차원을 넘어선다. 한반도 고대 문명 형성기의 실체를 복원하는 작업이자, 영남 고대사 연구의 빈칸을 다시 채우는 과정에 가깝다.
1988년 다호리가 가장 이른 시기의 붓으로 한국 고대 문자생활 연구의 지평을 넓혔다면, 2026년의 이번 조사는 무덤의 구조와 부장품, 그리고 유적의 시간적 층위를 통해 그 시대 사람들의 삶과 죽음을 더 구체적으로 증언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김만기 창원시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이번 발굴조사 성과는 다호리 고분군의 역사적 가치를 한층 더 높여주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다호리 고분군의 체계적인 보존과 활용을 위한 종합정비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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