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윤의 골든피그] 트럼프 말 한마디에 출렁이는 비트코인…'디지털 금'일까 'ATM'일까

  • 전쟁 국면서 저점 대비 상승했지만…변동성 커

  • 전문가 "위험회피환경서 매도 경향…금이 진정한 유동성 흡수원"

사진제미나이
[사진=제미나이]

중동 전쟁을 둘러싼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2차 휴전 협상 기대감에 7만8000달러를 넘겼던 가격은 불과 이틀 만에 다시 7만4000달러선 아래로 밀려났다. 전쟁 소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언에 민감하게 가격이 반응하면서 비트코인이 과연 '디지털 금'으로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논쟁이 확산하고 있다.
전쟁 발발 후 17.8% 상승 뒤 급락…변동성 큰 자산
20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2시 기준 7만4573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18일 7만8000달러를 넘어서며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며 한때 7만4000달러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비트코인은 2월 28일 전쟁 발발 이후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초기에는 하락세를 보였지만, 종전 기대가 부각될 때마다 반등했고, 전쟁 장기화 우려가 커질 때마다 다시 하락하는 흐름이 반복됐다.

실제로 미국과 이란 간 긴장 완화 기대가 나올 때는 7만달러선을 회복하거나 7만5000달러선까지 상승했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나 군사 충돌 우려가 커질 때는 6만달러대로 밀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따라 시장이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다. 종전 기대를 시사하면 상승하고, 강경 발언이 나오면 하락하는 등 가격이 출렁이고 있다.

최근에도 휴전 기대 속에 7만7000달러선을 회복했지만, 휴전 종료를 앞두고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상승세가 꺾였다.
전쟁 때마다 떠오르는 논쟁…"안전자산" vs "현금화 위한 통로"
일각에서는 최근 전쟁 국면 속에서도 비트코인이 저점 대비 상승했다는 점을 근거로 ‘디지털 금’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국경을 넘는 이동이 자유롭고 24시간 거래가 가능하다는 특성 덕분에 전통 금융을 보완하는 위험회피 자산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일부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비트코인을 활용해 자산을 보존하고 국경을 넘은 사례도 있다. 이런 점에서 비트코인이 일정 부분 가치 저장 수단으로 작동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흐름은 이 같은 평가에 의문을 던진다. 비트코인은 전쟁의 향방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따라 가격이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될 것이라는 신호가 나오면 상승하고, 충돌 우려가 커지면 하락하는 모습이다. 안정적인 가치 저장 수단이라기보다 외부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전형적인 위험자산의 움직임에 가깝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으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렉 치폴라로 NYDIG 글로벌 리서치 책임자는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은 공황기에 현금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처럼 사용된다”며 “디지털 금이라는 명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현재의 비트코인은 위기 속에서 가치를 지키는 자산이라기보다, 필요할 때 빠르게 현금화해 손실을 메우는 ‘비상금’에 가까운 성격을 보인다. 가격이 불안정하게 흔들리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이를 보유하기보다 매도해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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