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 의장을 둘러싼 구속영장 공방이 반복되고 있다. 경찰은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를 들어 구속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고, 검찰은 보완수사 미이행을 이유로 영장을 반려했다. 사건의 중대성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결론이 아니라 과정이다. 지금 이 사안에서 필요한 것은 성급한 판단이 아니라, 원칙에 기초한 신중함과 절차적 엄정성이다.
우선 분명히 할 점이 있다. 자본시장 질서를 훼손하는 행위는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투자자를 기망하는 사기적 거래가 사실로 확인된다면, 그 책임은 엄중히 물어야 한다.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 전체의 신뢰와 직결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법 앞의 평등은 예외가 없어야 하며, 기업의 규모나 산업적 위상과 무관하게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
다만 그 전제는 어디까지나 명확한 사실관계와 충분한 입증이다. 이번 사건은 기업의 상장 전략, 투자자와의 정보 공유, 사모펀드와의 계약 구조 등 복잡한 요소가 얽혀 있다. 경영 판단과 형사
책임의 경계가 모호한 영역일수록, 수사와 판단은 더욱 치밀해야 한다. 의혹의 크기만으로 결론을 앞당기는 것은 법치주의의 원칙과 거리가 있다.
구속은 처벌이 아니라 수사를 위한 예외적 수단이다. 도주 우려나 증거인멸 가능성, 재범 위험 등 법정 요건이 충족되는지에 따라 판단돼야 한다. 특히 기업 총수가 연루된 금융 사건에서는 증거 접근성과 조직적 영향력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지만, 동시에 이미 확보된 자료와 수사 진행 상황도 함께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구속 여부는 어디까지나 법적 요건에 근거한 객관적 판단의 영역이지, 여론이나 추정에 의해 좌우될 사안이 아니다.
검찰과 경찰 간의 반복된 영장 공방 역시 짚어볼 대목이다. 보완수사 요구는 수사의 완결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다. 그러나 그 과정이 길어지며 사건이 지연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 검찰은 보완 요구의 기준을 보다 명확히 제시해야 하고, 경찰은 이에 부합하는 입증 구조를 갖추는 데 집중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기관 간의 우열이 아니라 사실에 근거한 정확한 결론 도출이다.
또 하나 간과해선 안 될 점은 시장에 미치는 신호다. 자본시장 범죄에 대한 대응은 투자자 보호와 직결된다. 법 집행이 일관되고 예측 가능할 때 시장은 안정된다. 반대로 수사와 판단이 불명확하거나 흔들리는 모습은 불필요한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사안에서도 법적 기준에 따른 명확한 판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이브는 글로벌 K-콘텐츠 산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그 사실이 법 적용의 기준을 바꾸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 동시에, 수사와 판단 과정에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고민 역시 필요하다. 이는 특혜가 아니라 법 집행의 신뢰를 지키기 위한 균형의 문제다.
첫째, 법의 기준은 누구에게나 동일해야 한다.
둘째, 구속 여부는 법정 요건에 따라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셋째, 수사는 신속하되, 결론은 정확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절차의 정당성이다. 절차가 공정해야 결과가 신뢰를 얻는다. 성급한 단죄도, 근거 없는 관용도 모두 경계해야 한다. 지금 사법 당국이 보여줘야 할 것은 속도가 아니라 흔들림 없는 기준과 균형 잡힌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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