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희의 SNS 속 세상] 에스컬레이터 다시 '두 줄 서기'로?…"바쁜 출근길" VS "안전 우선"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사진정세희 기자 ssss308ajunewscom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사진=정세희 기자 ssss308@ajunews.com]
'에스컬레이터 두 줄 서기' 논쟁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달 23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정부,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이 안전 문제를 이유로 두 줄 서기 이용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캠페인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하자 찬반 여론이 다시 충돌하는 모습이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출근 시간에 왼쪽까지 막고 서 있으면 답답하다", "에스컬레이터는 원래 서서 이동하는 설비인데 왜 계단처럼 사용하느냐"는 상반된 반응이 수천 개 댓글로 이어지며 논쟁이 재점화됐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에스컬레이터에서 걷는 행동이 위험하다"는 인식과 "바쁜 출근길 현실을 무시한 탁상행정"이라는 반발이 동시에 존재해 왔는데, 이번에는 정부 차원의 연구 용역 소식까지 알려지며 논쟁이 더 커진 분위기다.

두 줄 서기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안전을 이유로 이러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을 자주 이용한다는 시민들은 "짧은 구간은 몰라도 긴 에스컬레이터에서는 사람들이 걸어다니는 모습이 상당히 위험해 보인다", "에스컬레이터는 원래 서서 가는 기계", "몇 초 빨리 가겠다고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을 보였다.

반면 반대 측은 "출근 시간에는 몇 분 차이로 지각 여부가 갈린다"며 "에스컬레이터 양쪽을 막으면 시민 불편과 짜증만 커진다", "출근길 흐름을 모르는 탁상행정", "속도 느린 에스컬레이터에서 두 줄 서기까지 하면 답답함만 커질 것", "결국 사람들은 계단으로 뛰어갈 것"이라는 반응도 이어졌다.

정부 정책도 여러 차례 변화해 왔다. 지난 1998년에는 '바쁜 사람을 배려하자'는 취지로 한 줄 서기 캠페인이 적극 홍보됐다. 당시에는 바쁜 도시 환경 속에서 빠른 이동 동선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강했고, 실제로 수도권 지하철역 상당수가 '한 줄 서기' 안내방송과 캠페인을 시행했다. 그러나 이후 장시간 한쪽에만 하중이 집중되면서 기기 균형 문제가 제기됐고, 무엇보다 보행 중 넘어짐 사고 위험성이 지적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에 2007년부터는 "에스컬레이터에서는 걷지 말자"는 취지의 두 줄 서기 캠페인으로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시민 체감과 현실 사이 괴리는 컸다. 출근 시간 혼잡 상황에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왼쪽 보행 통로를 만들었고, 결국 두 줄 서기 캠페인은 시민 정착에 실패했다는 평가 속에 2015년 이후 사실상 대대적 홍보가 중단됐다.

그럼에도 안전 우려는 여전히 제기된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23년까지 발생한 에스컬레이터 사고는 177건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에스컬레이터 구조 특성상 보행 중 균형을 잃거나, 급정거 상황에서 연쇄적으로 넘어지는 '도미노 사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한다. 

결국 핵심은 '효율'과 '안전' 사이 균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줄 서기 문화는 바쁜 도시 생활 속에서 이동 효율을 극대화한 시민들의 자발적 행동이었지만, 동시에 사고 가능성과 위험 부담을 안고 있었다. 반대로 두 줄 서기는 안전성 측면에서는 장점이 있지만, 출퇴근 혼잡 현실 속에서 시민 불편과 갈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해외에서도 국가별 문화 차이가 뚜렷하다. 일본 도쿄나 오사카 등은 지역마다 서는 방향이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보행 통로를 남겨두는 문화가 존재하고, 영국 런던 역시 "Stand on the right" 안내가 익숙하다. 반면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안전을 이유로 에스컬레이터 보행 자체를 자제하도록 권고한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시민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한 줄 또는 두 줄이라는 방식 논쟁을 넘어, 손잡이를 잡지 않거나 휴대전화를 보며 이동하는 습관 자체가 더 큰 위험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에스컬레이터 사고 상당수는 보행 여부보다 부주의와 균형 상실에서 비롯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에스컬레이터를 둘러싼 이번 논쟁은 단순한 줄 서기 문제가 아니라, 혼잡한 도시 환경 속에서 안전과 효율, 개인 습관과 공공질서 사이 어떤 균형점을 찾을 것인가를 보여주는 사회적 논의로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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