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 최대 291일 늑장 발급...두산, 하도급법 위반 과징금 2.3억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2동 공정거래위원회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2동 공정거래위원회.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대기업 계열 시스템통합(SI) 업체인 두산이 수년간 하도급 계약서를 제때 발급하지 않은 사실이 적발돼 공정당국의 제재를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두산이 시스템 개발·관리(SI) 용역을 위탁하는 과정에서 계약 서면을 늦게 발급하는 등 하도급법을 위반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억30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두산은 2022년 1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182개 수급사업자에게 총 516건의 SI 용역을 맡기면서 법정 기재사항이 포함된 계약 서면을 용역 수행 시작 전까지 발급하지 않았다. 일부 계약은 착수 이후 최대 291일이 지나서야 서면이 발급됐다. 평균 지연 기간은 26일이었다.

이번에 문제가 된 516건은 해당 기간 전체 계약(1473건)의 35%에 해당한다. 관련 하도급 대금 규모도 408억원으로 전체 계약금액의 34.6% 수준이었다. 공정위는 법 위반 규모와 장기간 반복성 등을 고려해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설명했다.

두산은 일부 계약에서 대금 지급기일과 검사 시기 등을 명확히 적지 않은 '불완전 서면'을 발급했고 일부 하도급 거래 관련 서류를 3년간 보존하지 않은 사실도 적발됐다. 다만 공정위는 위반 정도가 상대적으로 경미하다고 보고 해당 사안에 대해서는 경고 조치를 내렸다.

업계에서는 이번 제재가 SI 업계에 만연한 '선투입 후계약' 관행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형 프로젝트 일정에 맞춰 외주 인력이 먼저 투입되고 계약 체결이나 단가 협의가 뒤따르는 사례가 업계에서 반복적으로 지적돼왔다는 것이다.

이 경우 중소 협력업체들은 계약 내용이 불명확한 상태에서 개발 인력과 비용을 먼저 부담해야 하는 만큼 대금 정산이나 과업 범위를 둘러싼 분쟁에 취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여기에 최근 AI·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디지털 전환 수요 증가로 SI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지면서 외주 관리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국내 SI 시장 생산액은 지난해 56조원 규모로 최근 5년간 연평균 6.58% 성장했다. 대기업 계열사를 중심으로 내부거래 비중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공정한 하도급 거래질서 확립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도 첨단산업 분야에 전문화된 조사 역량을 집중 투입해 수급사업자의 권익을 침해하는 불공정한 거래 관행을 시정하고 법 위반 행위 적발 시 엄중한 제재를 통해 공정한 하도급 거래질서가 확립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2026_외국인걷기대회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