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산업 진흥에 관한 특별법'(AIDC법)이 지난 7일 통과했지만 업계는 '유명무실 특례법'이라는 지적만 나온다.
14일 IT업계에 따르면 2024년 8월부터 2025년 6월까지 약 11개월 동안 전국에서 290건의 데이터센터용 전력사용 신청이 접수됐으며, 이 중 195건(67%)이 수도권에 집중됐다.
수도권 AIDC 전력사용 신청은 넘치지만 수도권 인근에 건설 중인 하이퍼스케일급 AIDC는 모두 송전선 및 송전탑 설치 허가가 나지 않은 상태다. 기후에너지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허가 주체인데, AIDC법 통과에도 송·배전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전혀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IT업계에 따르면 복수의 AIDC 시공사와 사업자들은 현재 관계 부처의 기조에 대해 "지방이 아니면 허가를 내주지 않겠다는 방향이 분명하다"고 전했다. 전국에서 하이퍼스케일급 송전 허가가 실질적으로 이뤄지는 지역은 소외지역을 포함한 비수도권이 유일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계통 여유용량 측면에서 수도권은 이미 포화 상태에 가깝고, 가용 전력 역시 비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상황이다.
수도권 AIDC 문제는 더 심각하다. AIDC법 제19조는 비수도권에 한해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상 전력계통영향평가를 면제하는 특례를 부여한다. 수도권에서는 이 면제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다. 수도권 사업자는 여전히 150일 이상 걸리는 전력계통영향평가를 거쳐야 하고, 평가를 마치더라도 부처의 허가 기조가 바뀌지 않는 한 실익은 없다.
제24조의 AI 데이터센터 특구 지정 역시 비수도권으로 한정됐다. 특구로 지정되면 대체산림자원조성비·농지보전부담금·교통유발부담금 감면과 신용보증기금 우선 보증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지지만, 수도권 사업자는 이 혜택에서도 배제된다. 전국 데이터센터 전력사용 신청의 67%가 수도권에 집중된 현실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구조다.
같은 법 제4조가 "다른 법률에 우선 적용한다"고 명시하고, 제20조가 재생에너지 전기 직거래를 허용하는 조항을 담고 있지만, 이는 송전선·송전탑 설치 인허가 절차를 대체하지 않는다.
배송전 관련 실질 권한은 전원개발촉진법과 전기사업법 영역에 그대로 남아 있다. AIDC법이 전기 직거래 경로를 법제화했다 해도, 전선 자체를 놓는 허가가 나지 않으면 직거래 계약도 의미가 없다.
재생에너지 직거래 역시 kWh당 200원을 넘어가는 공급가로 인해 적자 운영이 불가피한 것으로 파악된다.
법안의 또 다른 맹점은 핵심 내용이 대부분 대통령령으로 위임됐다는 점이다. 지원 대상이 되는 AIDC의 최소 규모 기준, 비수도권 전력계통평가 면제 대상 전력용량 상한, 특구 지정 기준이 모두 시행령에 맡겨져 있다. 시행령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실제 수혜 범위가 결정된다는 의미다. 공포 후 9개월이 시행일인 만큼 실제 법 효력은 올해 말 이후에나 발생한다. 시행령 협의 과정에서 지원 대상 규모 기준이 높게 설정되면 중소형 AIDC는 또다시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는 수도권 AIDC 전력 문제를 풀려면 AIDC법 밖의 해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전원개발촉진법 개정을 통한 AIDC 전력설비 설치 절차 간소화 △한전의 계통 연결 의무화 △원전 전기 직거래 허용 등이 거론된다. AIDC법, 전원개발촉진법, 전기사업법이 각각 과기정통부·기후에너지부·산업부로 분산 관할되는 현행 법체계 자체가 수도권 AIDC 투자의 구조적 병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수도권 인근에 AIDC 시공을 담당하고 있는 관계자는 "건축·송전 허가는 나는데 선을 놓을 수 없으니, AIDC법이 사실상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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