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권 2026] 재건축이 바꾼 상권…둔촌 사람 늘고, 잠원 매출 뛰었다

  • 둔촌 길상주인구 45.5%↑·잠원 추정매출 34.3%↑…한남3구역 등 철거지는 기존 상권 공동화 우려

서울 도심 전경 20260318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도심 전경. 2026.03.18[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재건축·재개발이 낡은 집을 부수고 새 아파트를 짓는 주거 개선 사업을 넘어, 도시의 소비 지형을 재편하는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대단지 입주와 기반시설 개선이 상권 주변에 머무는 인구를 끌어올리고, 신축 주거 수요가 생활밀착형 소비를 확대하면서 오프라인 상권의 새로운 성장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 통계를 분석한 결과, 서울 주요 정비사업지 일대의 ‘길상주인구’는 최근 5년 사이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길상주인구는 가로와 건물 주변에 상주하거나 머무르는 인구로, 상권 분석을 위한 지표 중 하나로 활용된다.

가장 두드러진 곳은 강동구 둔촌동이었다. 둔촌동의 길상주인구는 2020년 4분기 544만여명에서 2025년 4분기 792만여명으로 45.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상권 추정매출액은 약 852억원에서 약 1010억원으로 18.6% 늘었다.

둔촌동은 둔촌주공을 재건축한 1만2032가구 규모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가 2024년 말부터 본격화된 지역이다. 대단지 입주와 함께 이사·생활서비스 수요, 신규 상업시설 이용객, 배후 생활권 소비가 복합적으로 유입되며 생활권 자체의 체급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길상주인구 증가폭에 비해 매출 증가율은 낮아, 상업시설 입점과 생활 소비권 형성에는 시간이 더 필요한 단계로 보인다.

동대문구 이문동도 길상주인구가 490만여명에서 684만여명으로 39.4% 늘었다. 상권 추정매출액은 약 1121억원에서 약 1421억원으로 26.8% 증가했다. 이문동은 이문1재정비촉진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라그란데 입주가 2025년 1월 시작된 지역이다. 기존 대학가·주거 혼합 상권에 신축 아파트 소비층이 더해지며 상권 성격이 바뀌는 모습이다.

반면 잠원동과 길동은 인구 증가폭보다 매출 증가폭이 더 컸다. 서초구 잠원동은 길상주인구가 648만여명에서 713만여명으로 9.9%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상권 추정매출액은 약 2453억원에서 약 3294억원으로 34.3% 늘었다. 신반포4지구를 재건축한 메이플자이 입주와 한강변 고급 주거 수요가 결합되며 소비력이 강화된 여파로 풀이된다.

강동구 길동도 길상주인구 증가율은 8.0%에 그쳤지만, 추정매출액은 약 3185억원에서 약 4256억원으로 33.6% 증가했다. 길동은 대규모 정비사업이 직접 집중된 지역이라기보다는 둔촌동 대단지 입주와 강동권 신축 주거 수요를 흡수한 배후 생활상권으로 해석된다.

지역별 수치를 종합하면 정비사업이 상권에 미치는 영향은 한 방향으로만 나타나지 않았다. 둔촌동과 이문동처럼 대단지 입주가 상권 주변에 머무는 인구를 먼저 끌어올리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잠원동과 길동처럼 인구 증가폭은 크지 않아도 매출이 더 빠르게 반응하는 곳도 있었다.

업계에서는 정비사업이 단순한 주거 공급을 넘어 상권 구조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 재건축 초기 단계에서는 공실과 상권 침체 우려가 컸다면, 최근에는 대단지 신축 입주 이후 소비 인구가 회복되며 프랜차이즈·생활밀착 업종·병의원·학원·대형 상업시설 중심으로 상권 재편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신흥 상권 성장에도 완충 지대 없는 급격한 개발은 기존 노후 상권의 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용산구 한남3구역 일대 재개발 사업이 대표적이다. 한남3구역은 2025년 2월 철거에 들어간 대규모 재개발 사업지로, 향후 5988가구 규모 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철거와 이주가 본격화되면서 구역 내 상업시설과 상가는 이미 폐업이 빠르게 진행 중이라는 것이 지역 상인들의 설명이다.

그나마 최근까지 유동인구가 집중됐던 이태원역 일대 상권은 타격이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구역 안쪽의 기존 생활상권은 공백이 커지는 분위기다. 재개발 이후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더라도 기존 상인들이 높아진 임대료와 바뀐 소비 구조를 감당하고 다시 진입할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성북구 장위동의 한 상가분양 관계자는 “공사 기간에는 일시적 침체를 겪는 데다 입주 이후에는 유동인구 구조 자체가 바뀌는 경우가 많고, 상업 구조와 상가 자체가 물갈이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특히 1만 가구 안팎 대단지의 경우 사실상 하나의 신도시급 소비권역이 새로 형성되면서 지역 특성에 따라 상권 성장에서도 격차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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