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여자축구단의 방한은 단순한 스포츠 일정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북한 선수단이 한국을 찾아 경기를 치르는 것은 2018년 이후 약 8년 만이며, 여자 축구 종목 기준으로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10여 년 만이다.
이번 방한은 국제대회 참가라는 형식을 통해 이뤄졌지만, 그 자체로 경색된 남북관계 속에서 드물게 나타난 ‘접촉의 복원’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 방문은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4강전 출전을 위한 것이다. 선수단 규모는 선수와 스태프를 포함스태 39명이다. 정치적 협상이나 정부 간 합의가 아니라 국제 스포츠 일정에 따른 입국이라는 점에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특징도 있다. 바로 이 지점이 중요하다. 남북관계가 막혀 있을 때, 스포츠는 가장 낮은 문턱의 교류 채널로 기능해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남북 스포츠 교류는 한반도 긴장 완화의 촉매 역할을 해온 경험이 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남북 단일팀 구성과 공동 입장은 국제사회에 강한 상징적 메시지를 던졌고, 이후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일정 부분 기여했다. 정치적 대화가 경색된 상황에서도 스포츠는 ‘접촉의 통로’ 역할을 해온 셈이다.
하지만 이번 방한을 과도하게 확대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현재 남북관계는 군사적 긴장과 정치적 불신이 누적되며 사실상 단절 상태에 가깝다. 통신선 단절, 군사적 대치, 상호 비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스포츠 교류 하나만으로 관계 개선을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과거에도 남북 체육 교류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정치 환경 변화에 따라 쉽게 중단되는 한계를 반복해 왔다.
문제는 ‘지속성’이다. 이번 방한이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로 끝난다면 의미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반대로 이를 계기로 교류의 최소한의 통로를 유지하고 확장해 나간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스포츠는 정치적 갈등을 해결하지는 못하지만, 긴장을 완화하고 대화의 여지를 만드는 데는 분명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단순한 환영 행사나 이벤트 관리에 그칠 것이 아니라, 체육 교류를 문화·인도적 교류로 확장하는 중장기 로드맵을 고민해야 한다. 특히 국제대회를 매개로 한 교류를 정례화하는 방안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정치 상황에 따라 흔들리는 구조가 아니라,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 가능한 교류 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북한의 태도 변화 가능성이다. 선수단의 이동 경로와 일정, 외부 노출 방식 등을 보면 과거보다 일정 부분 유연해진 측면도 감지된다. 물론 이를 정책 변화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변화의 신호를 읽고 활용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남북관계는 상대의 변화뿐 아니라 우리의 대응 방식에 따라서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결국 남북관계의 본질은 정치와 안보 문제에 있다. 스포츠 교류만으로 구조적 갈등을 해소할 수는 없다. 그러나 교류가 완전히 단절된 상태보다, 제한적이라도 접촉이 유지되는 상태가 훨씬 관리 가능한 국면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번 방한은 그 ‘작은 연결고리’를 확인시켜 준 사례다.
이번 방한은 그 ‘작은 연결고리’를 확인시켜 준 사례다.
정부는 이 기회를 가볍게 흘려보내서는 안 된다. 남북관계는 단발성 이벤트로 개선되지 않는다. 작은 교류가 반복되고 축적될 때 비로소 신뢰가 형성된다. 이번 북한 축구단 방한이 보여준 것은ㄷ 가능성의 존재다.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지는 결국 우리의 전략과 의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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