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약의 대가, 취약층에 몰린 3高] 금리 인상되면 코스피도 '흔들'…불안한 '빚투족'

  • 5대은행 마이너스통장 잔액 40조원 돌파

  • 코스피 랠리 영향…변동성 심화시 부실 위험

  • 주담대 금리 상단 7%대…영끌족 이자폭탄 우려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은행 ATM 기기. [사진=연합뉴스]
중동 전쟁 이후 물가와 환율, 금리가 동시에 치솟는 '3고(高)' 현상이 이어지면서 금융시장 전반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시장금리가 다시 뛰면서 차주의 이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식시장 강세를 타고 마이너스통장(신용한도대출) 잔액까지 급증하고 있다.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움직임이 지속되면서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부실 확대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22일 기준 개인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40조99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4월 말 39조7877억원 대비 3120억원 늘어난 규모로, 지난해 11월(40조837억원) 이후 처음으로 40조를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최근 코스피 강세가 '빚투' 확산의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가 8000선을 돌파하는 등 강세장이 이어지자 투자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심리가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증시 호조가 이어지면서 단기 유동성을 활용해 투자에 나서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중동 전쟁 장기화로 인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빚투 자금이 대거 유입된 상황에서 금리 인상으로 증시가 조정장을 맞는다면 투자 자금은 빠르게 부실화할 가능성이 높다. 주가가 하락하면 투자자들은 손실 위험은 물론 대출 금리 상승으로 인한 이자 부담까지 떠안아야 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3월 신규대출 취급 기준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단순 평균으로 연 4.83%에 달한다.

금리 상승은 영끌족 등 취약 차주에게도 직격탄이다. 이미 중동 사태 이후 은행의 자금 조달 구조가 악화되면서 대출 금리가 빠르게 오르는 상황에서 상환 부담 압력이 커질 경우 부실 확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형 금리는 이날 기준 연 4.53~7.13%로 집계됐다. 지난 3월 말(연 4.41~7.01%)과 비교하면 약 2개월 만에 상·하단이 각각 0.12%포인트(p) 올랐다. 변동형 대출 금리도 오르고 있다. 은행연합회 자료를 보면 지난 4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2.89%로 전월보다 0.08%p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한은이 실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다면 취약 차주들이 금리 인상의 직격탄을 맞게 돼 가계부실의 새로운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은에 따르면 대출 금리가 0.25%p 오를 경우 가계의 연 이자 부담은 3조2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올해 들어 취약 차주의 상환 여력은 계속 악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실물 경제 전반으로 리스크가 확산할지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내수 둔화나 연체율 상승 등 부실 압력이 계속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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