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대선 결선투표서 '트럼프 지지' 우파 에스프리에야 후보 당선

  • 99.65% 개표 상황에서 에스프리에야 49.65% 득표

콜롬비아 우파 대선 후보 아벨라르도 데 라 에스프리에야 사진EPA·연합뉴스
콜롬비아 우파 대선 후보 아벨라르도 데 라 에스프리에야 [사진=EPA·연합뉴스]
콜롬비아 대선 결선투표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개 지지를 받은 우파 후보 아벨라르도 데 라 에스프리에야가 좌파 성향의 이반 세페다 카스트로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꺾고 승리했다. 콜롬비아에서는 구스타보 페트로 좌파 정부 4년 만에 다시 우파 정권이 들어서게 됐다.

21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예비 개표 집계에서 전체 투표의 99.65%가 개표된 가운데 '조국의 수호자들' 소속 에스프리에야 후보는 1291만표, 득표율 49.65%를 기록했다. '역사적 동맹' 소속 세페다 후보는 1267만표, 득표율 48.7%를 얻는 데 그치며 에스프리에야 후보에게 24만8310표 차로 패했다.

형사전문 변호사 출신인 에스프리에야 후보는 공직 경험이 없는 정치 신인이다. 그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자신을 '호랑이'라고 부르며 강경한 치안 공약을 전면에 내세웠다. 마약 밀매범을 수용할 대형 교도소 건설, 불법 무장단체와의 평화협상 폐기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페트로 대통령이 추진해 온 게릴라 및 무장조직과의 협상 노선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에스프리에야 후보의 러닝메이트인 호세 마누엘 레스트레포 부통령 당선인은 콜롬비아 재무·공공신용부 장관을 지낸 인물이다. 에스프리에야 당선인과 레스트레포 부통령 당선인은 오는 8월 7일 취임할 예정이다.

이번 선거 결과는 최근 중남미 전역에서 나타나는 우경화 흐름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을 받은 우파 후보들이 아르헨티나와 온두라스 등에 이어 콜롬비아에서도 힘을 얻고 있다며, 이는 4년 전 좌파 후보들이 역내에서 역사적 승리를 거뒀던 흐름에서 급격히 방향을 튼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번 콜롬비아 대선에서 에스프리에야 후보에게 공개적으로 힘을 실었다. 그는 에스프리에야 후보를 "똑똑하고 강하며 단호한 지도자"라고 평가하며 지지를 선언했고 세페다 후보에 대해서는 "급진 좌파 마르크스주의자"라고 비난했다. 또 에스프리에야가 승리할 경우 콜롬비아와 미국의 관계가 미국의 전폭적인 지지와 힘을 바탕으로 강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미국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미 고위 당국자들의 공개 지지를 "노골적인 선거 개입"이라고 비판했다. 페트로 대통령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콜롬비아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며 반발해왔다.

에스프리에야 후보의 승리는 콜롬비아 안보 정책에도 큰 변화를 예고한다. 세페다 후보가 페트로 정부의 평화협상과 사회개혁 노선 계승을 내세운 반면, 에스프리에야 후보는 군과 경찰을 앞세운 강경 진압을 강조해왔다.

국제 분쟁 감시단체 ACLED의 티치아노 브레다 선임연구원은 데 라 에스프리에야가 페트로 대통령처럼 협상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불법 무장단체에 대해 더 강경한 대응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권력 남용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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